▲ 초피나무 열매.
▲ 초피나무 열매.

 운향과의 산초나무(Zanthoxylum schinifolium)와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는 생김새나 효능이 비슷한 낙엽활엽관목이다.

초피나무 열매를 산초라고 불러 더욱 혼동되는 나무이다. 산초를 난도(거창)라 부르는 곳도 있고 지리산 주변에서는 젱피라 부르기도 한다. 한자로는 천초(川椒)라 쓴다. 초피나무는 종이 감소하고 있어 희귀멸종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감각적으로 두 나무는 느낌이 다르다. 산초나무는 여성스럽고 초피나무는 남성적이다. 산초나무는 잎 중앙에 무늬가 없고 여름에 꽃이 피고 꽃잎이 있으며 가시가 불규칙하게 1개씩 어긋난다. 초피나무는 잎 중앙부위에 연한 황록색 무늬가 있고 봄에 꽃이 피고 꽃잎이 없으며 가시가 각 마디마디 두개씩 쌍을 이루며 마주 붙어 달린다.

어릴 적 맛의 기억 중에 정말 강렬하게 남아있는 향이 있다. 미꾸라지탕에 넣은 것이 산초향이다.

일요일 내내 미꾸라지를 잡으면 2되는 잡는다. 한 되에 2000원 이상 받았으니 엄청 횡재하는 날이다. 일부는 추어탕을 끊인다. 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탕에 꼭 넣었던 향신료가 바로 산초열매였다. 그 쌉쌀한 향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들 들어갈 때 쯤 오뚜기식품에서 네모 깡통에 든 후춧가루를 출시하면서 산초는 서서히 기억속에서 멀어졌다.

중학교 시절 도시에서 삼촌이 놀러와 산초열매가 인기가 많아 한 중발이면 몇 천원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주말에 달마산까지 걸어가 산초열매 껍데기는 벗겨 버리고 까만 알맹이만 엄청 따왔다. 나중에 삼촌이 보시더니 껍질이 값이 나간다고 했다.

그 억울함과 섭섭함이 아직도 추어탕을 볼 때마다 생생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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