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취재> 도시양극화 문제해소를 위한 공동체회복
3. '일동에 살고 싶다' 주민들 손에서 만들어진 마을 계획주민자치 시대 지역의 동력은 주민
참여 속 작은 변화가 공동체 기반돼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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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9  1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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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일동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마을 사랑방 카페 등 거점이 있어 언제든 마을에 필요한 일을 논의하고 있다.
   
▲ 주민들은 논의를 통해 노랑 풍선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고 있다.

| 싣는순서 |

1. 도시 쏠림, 읍 쏠림 암울해지는 농촌마을
2. 관계로 맺어지는 공동체 활력 불어넣어
3. 주민 자치 강화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디자인
4. 지역공동체 자주성 기반으로 되살아난 마을
5. 내가 사는 마을 나에게 필요한 마을로
6. 잘 가꿔진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인다

안산시 상록구 일동에 위치한 호동초등학교는 160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등 경기도권에서도 규모가 큰 초등학교다. 하지만 일동내 주차면수는 7398면인데 반해 주차수요는 9471대다보니 도로 갓길의 이중주차가 일상화돼 있었다. 특히 동내 유일한 호동초등학교와 성호중학교 통학로까지 이중주차가 이뤄져 아이들의 통학로가 위협받고 있었다.

이에 주민들이 교통약자인 아이들이 안전한 동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나서게 됐다.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사업을 실시할지 여부부터 방식 등에 대해 주민들 간 토의가 이어졌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야 된다는 공감속에 이중 주정차한 차량에 노랑풍선을 달아 경각심을 갖도록 하자고 주민들의 뜻이 모였다.

일동의 주차여건을 고려해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차를 빼달라는 취지로 통학로 부근 불법 및 이중주차 차량들에 노랑풍선을 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아빠 차에는 노랑풍선이 달리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지금은 밤에 이중주차를 했더라도 스스로 등교시간 전에 차량을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한 통학로 캠페인은 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아이를 등학교 시키기 위해 학교 정문까지 차를 몰고 오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안전을 홍보하며 걸어서 학교가기 캠페인으로 번지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해 내가 사는 마을이 조금 더 나아지도록 하는 모습은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며 떠나지 않는 마을을 만드는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일동은 1986년 안산시 승격과 함께 반월동으로 편성됐고 인구증가로 1991년 일동과 본오동으로 분동됐다. 계속된 인구 증가로 2004년 일동과 이동으로 다시 한 번 분동됐다. 현재는 1만2000여세대, 2만8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지만 외부인구 유입이 많았던 터라 주민들 간 관계망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많은 갈등이 빚어졌었다. 하지만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내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 단체들의 연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지금은 활기를 띠는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마을의 의제 발굴 등은 공론화의 장에서 이뤄지다보니 주민들 간 갈등도 적고 주민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자치분권 강화가 추진되면서 마을자치 활성화 역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을 중심으로 읍면동의 주민자치회 활성화와 주민중심의 행정서비스 혁신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마을리더와 지역주민 등의 역량 강화 및 지원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에서 각 읍면동별로 주민자치위원회나 주민자치회 등을 구성하고 직접 주민들이 내가 사는 마을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는 등 주민들이 디자인하는 마을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일동은 안산시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개소한 2008년 이래로 공동육아·미디어·생태·축제 등 다양한 주제로 꾸준하게 공모사업과 동아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우리동네 반딧불'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마을 곳곳을 다니며 순찰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마을내 불편사항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마을 사랑방카페 '마실' 등의 공간은 주민들이 언제든지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오병철 안산시 일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처음에는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려움이었지만 주민들이 직접 사업에 참여하고 눈에 보이는 변화들이 생기면서 함께하고자 하는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일동은 마을 내에서 각 단위의 활동 주체가 자신의 사업을 추진해나가던 중 다양한 주체들이 힘을 모아 마을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하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이를 시작으로 2016년 일동주민의 손으로 만드는 주민참여형 마을계획 수립을 추진했다.

특히 사람을, 우리 이웃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좀 더 적극적인 주민들로 마을조사단을 꾸려 각각의 마을로 들어가 현재의 마을현황과 진단에 나섰다. 이후 일동을 생활터전으로 하며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마을계획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계획실천단을 구성했다. 실천단은 마을을 되돌아보는 한편 이웃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의제 도출을 위해 새로운 이웃을 만나며 관계망도 구축하는 등 주민들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실천단은 워크숍 등을 통해 일동의 고유한 특성을 확인하고 안전·주거·공동체·육아·생태·경제 등 총 6개 분과로 나눠 마을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런 의제들은 공약 발굴에 허덕이고 있는 정치인들의 공약으로도 이어졌다.

제시된 의제들은 원탁회의에서 다시 한 번 논의됐다. 원탁회의는 주민 300인으로 구성된 원탁회의에서 우선순위에 대한 투표가 이뤄져 득표수가 많은 우선순위에 따라 2017년 마을계획을 수립했다. 마을계획을 수립하는데 갈등도 많았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던 단체에서 이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편 가르기도 이뤄졌다.

하지만 일동은 일동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마을내 자생단체, 직능단체들이 모여 '일등동네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이곳에서 마을계획을 공유하고 심의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했다.

마을계획을 통해 제안된 의제와 아이디어는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일반공모·기획공모사업을 비롯해 안산문화재단, 푸른경기21, 안산환경재단 등 다양한 기관사업, 2018지역회의 등 다양한 실행방법을 통해 실천해가고 있다.

 

| 인터뷰 | 일동주민자치위원회

   
 

마을 일에 적극 참여하는 주민 늘었다

- 주민들이 마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

마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주민들이 늘었다. 예전에는 '마을에 이게 필요한데'라는 생각에 그쳤던 것이 이제는 이웃과 함께 이야기 나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한, 두명이 움직이다보니 주변에서 함께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나 주민참여의 선순환이 됐다.

이런 관계망이 구축돼 전세 계약이 끝나면 당연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던 문화가 이제는 지역에서 더 거주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그나마 일동은 타동보다 감소 속도가 많이 줄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주민자치위원회의 임기가 정해져 있다보니 논의하던 사업들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위원들이 모여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서는 단체 간 네트워크도 만들어주고 일자리 창출도 지원하며 그동안 고민하던 문제들을 지속성을 가지고 공부하고 논의할 계획이다. 주민자치와 관련한 조례 제정을 위한 공부도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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