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해남공고 교사)

 
 

지방선거가 세 달도 안남았다.

각 당은 인물영입과 공천준비가 한창이다. 지지율 높은 어느 정당에선 해남을 군수전략공천지역 1순위로 놓고 있다. 그간 해남 군수의 부패와 구속, 중간 탈락으로 군정은 공백이 태반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부정부패가 훤히 보이는 인물을 공천한 그 당도 비난을 받아야 하고 군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이번 선거에도 대오각성의 새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군민은 당에 상관없이 매운 심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당의 전략공천지 방침에 해남은 어떤 대안을 내놓았는가. 새인물의 모색과 추대를 위한 논의라도 한 번 제대로 한적 있는가. 부패군수를 욕하는데는 목청 높였지만 중앙당의 전략공천계획에 아무런 준비와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군민과 시민단체의 책임도 가볍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후보군에 속하는 이들의 인물 됨됨이도 문제지만 소문대로 수억의 공천자금을 주고받는 지방선거판이 더 본질적인 문제일 수 있다. 돈이 공천을 좌우하고 선거비용이 선거를 좌우하는 질서 하에서는 당선자의 부패와 중도하차의 문제는 반드시 불거진다.

당선자는 임기 동안 공천에 들인 돈과 선거에 들어간 천문학적인 비용을 회수하려 할 것이니 또다시 비리와 부정부패는 반복될 것이다. 군수만이 아니라 모든 지방 선거에서 확실하게 돈공천을 근절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방법이 없다. 당의 공천문화와 질서를 바꾸어야 하고, 그런 당을 심판하는 깨인 유권자의 노력만이 문제해결의 길이다.

성범죄는 위계질서가 강한 곳에서 서식하고 자라난다. 본질적으로 후진적이고 봉건적 질서를 바탕으로 성립하는 것이다. 지역은 도시보다 봉건적이고 위계적이고 권위적이다. 당연히 도시보다 많은 성추행이 심하게 발생하고 있으리라 예측한다. 한 집 건너 친인척, 아는 사람과 한평생 한동네에서 살아왔고 살아갈 처지다. 범죄는 많아도 미투는 열배나 나오기 어렵다. 미투 바람이 지역엔 불지 않는 이유다. 미투를 강요하는 건 자체로서 폭력이다. 지역의 미투 선언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성추행 문제는 도시보다 심각하다는 말을 일단 분명하게 짚자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에 요구한다. 유권자의 선택엔 여러 기준이 있을 것이나 이번 선거에서는 성추행이 특별히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각 당의 공천심사에서 성추행의 전력자를 엄밀하게 골라내는 것이 이번 선거에선 당락을 가를 것이라 경고한다. 공천기준을 엄격하게 세울 것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음양으로 알려진 성추행, 성추행적 발언, 온갖 소문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후보자의 전력과 사고방식을 알 수 있다. 이들을 걸러내지 못하면 선거승리에도 불리하겠지만 선거과정, 선거승리 이후에도 문제는 불거질 수 있다. 공천에 신중하기 바란다.

성추행자는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사람 중에도 많다. 엄밀히 조사하고 과감하기 바란다. 공천입후보자의 스펙보다는 출마지역의 현장민심실사가 중요할 수도 있다. "△△당은 성추행자를 절대로 공천하지 않겠습니다" 이 현수막 하나만 붙여도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이 기준만 정확하게 지켜져도 그 당은 상당한 지지를 안고 들어갈 것이다.

전 국민의 77.4%가 미투선언을 지지하며 많은 이는 위드유에까지 참여하고 있다는 수치를 심각하게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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