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지역화합 복지 확대 필요
다문화 가족 특별위원회 구성키로

▲ 지난 24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껀터 여성들의 친정집 나들이' 사업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 지난 24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껀터 여성들의 친정집 나들이' 사업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 싣는순서 |

1. 땅끝에서 땅끝으로 왔어요
2. 마음으로 쓰는 편지 - 사랑합니다(toi yeu ban, 또 유 반)
3. 편지로 이어지는 우리가족 이야기
4. 껀터에서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5. 미디어와 지역사회를 통한 다문화가정의 사회복지 방향과 과제는?

해남 지역사회가 나서 가칭 '다문화가족을 위한 특별사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 확대와 국제교류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베트남 껀터 여성들의 친정집 나들이와 영상편지 전달 사업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뜻을 모으고 다문화가족도 우리 이웃이고 해남군민인 만큼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 확대와 국제교류 사업에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12월초에 지역 내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을 초청해 가칭 '다문화가족을 위한 특별사업 위원회'를 구성해 사업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특히 일부 시민단체와 농협 등이 개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친정집 나들이 행사를 내년부터는 위원회에서 주관해 사업과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문화가족 편지쓰기와 영상편지 쓰기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의료지원과 친정집 고쳐주기, 교육교류 등으로 국제교류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또 다문화가족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 생활밀착형, 지역화합형 복지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김치담그기는 물론 각종 지역축제나 행사에 다문화가족의 초대와 참여를 확대하고 다문화 영화제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이해에 대한 폭을 넓히며 내년 6·13지방선거와 관련해 투표절차를 미리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확대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결혼이주여성들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운전면허 교실을 확대하고 해남지역자활센터 등 지역 기관과 사회와 연대하는 방안도 찾기로 했다. 이밖에 국제특급우편과 국제택배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과 지역 기업이나 농가를 연결해 결혼이주여성의 친정가족들을 지역사회 근로자로 입국시켜 일자리를 제공하고 가족상봉을 주선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이 모든 일에 예산이 많이 필요하지만 우선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하나씩 사업을 진행하고 지역사회 화합과 통합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해남군번영회 임채운 회장과 해남군여성단체협의회 김화성 회장,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광선 센터장, 껀터 사업 과정에서 통역역할을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 김투이 씨가 참석했다.

아래에 간담회 내용 가운데 일부를 정리한다.

▲ 임채운(해남군번영회장)
▲ 임채운(해남군번영회장)

임채운 = 이번 사업과 관련해 베트남 껀터 지역사회와 주요 기관들이 방문단을 환대해주고 해남 지역사회에 감사패까지 전달한 데 대해 번영회 회원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힘을 모아 꾸준히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하자는 격려도 계속되고 있고 한편으로는 해남군과 해남교육지원청이 이 사업을 함께 하게 되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데 다문화에 신경쓰는 게 맞냐고 주장하지만 다문화가족들도 우리 이웃이고 해남군민들이다. 편견을 갖지 말고 지역화합과 사회통합을 위해 이들을 돕는 일에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 김화성(해남군여성단체협의회장)
▲ 김화성(해남군여성단체협의회장)

김화성 = 베트남 껀터 친정집을 찾은 딸을 엄마가 꼭 껴안고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도를 통해 봤다. 감동적이었고 이 사업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 유럽에서는 50여개 나라 국민들이 모여 국가를 이룬 경우도 있다.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사회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해남에서도 다문화가족은 저출산 탈피의 핵심이 되고 있고 다문화자녀들의 경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우리의 자산이기도 하다. 김치담그기를 비롯해 여러 축제나 행사에 다문화가족을 초대하고 특히 여성들의 관점에서 한국에 온 결혼이주여성들은 물론 친정나라의 여성들과 교류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 정광선(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정광선(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정광선 = 땅끝에서 땅끝으로 프로그램은 국제가족을 위한 것이고 가족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는 좋은 사업였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지역사회가 하나로 뭉쳐 국제교류의 터까지 닦아놓는 등 어마어마한 가능성과 효과를 가져온 만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제2·3의 사업을 이어가고 사돈의 나라, 사돈의 도시들과 교류를 확대했으면 한다.

 

 

 

▲ 김투이 씨(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
▲ 김투이 씨(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

김투이 =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우 너무 멀고 경비도 많이 드는데다 대부분 일을 하고 있고 자녀들 문제도 있어 친정집 가기가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외가집을 방문하고 외가쪽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을 보고 정말 중요한 사업이고 필요한 사업임을 느끼게 됐다.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엄마 나라와 외가집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도움이 계속 필요하다.

임채운 = 강진 토요시장 같은 경우 시장 안에 이른바 다문화 거리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들에게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해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다문화음식을 소개하는 자리로도 활용되고 있다. 해남에도 5일시장 활성화가 지지부진한데 행정기관에서 이를 참고했으면 한다. 또 법무부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 사업의 하나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가족을 계절근로자로 입국시키는 사업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것을 활용하거나 지역 중소기업이나 지역 농가에서 이같은 사업을 활용해 일자리 제공은 물론 가족간 상봉의 기회도 제공했으면 한다. 현재 일부 사회단체와 농협에서 개별적으로 친정집 나들이 사업과 국제교류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보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지역사회가 하나로 뭉쳐 지역사회 전체의 사업으로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 지역사회가 이렇게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 발전시키면 행정기관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본다.

김화성 = 이번 사업을 보면서 많은 여성회원들이 자비를 들여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나라를 방문하고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여성단체에서는 결혼이주여성들은 물론 친정나라에 있는 이들 여성의 가족 그리고 여학생들을 위해 돕고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생리대를 지원하거나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필요한 친정집 나라 가정에 보내는 것 등이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친정집 나들이에 나선 여성들에게 선물로 제공한 전기밥솥이 베트남 현지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알고 있다.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고 고민한다면 여러 사업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광선 = 결혼이주여성의 남편들의 경우 내 아내의 가족도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국제가족이라는 용어가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영상편지 쓰기 사업은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것은 기록으로 또 추억으로 오래 간직되고 가슴에 남는 사업이기에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지역사회가 다문화가족을 위한 이른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2월초에 모임 결성과 함께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복지와 국제교류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고 앞으로 사업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

김투이 = 친정 나라에도 보육원이 있고 학교들도 있다. 지역사회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교류에 나섰으면 한다.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민간외교관이나 글로벌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결국 지역사회가 다문화가족들의 사회복지와 국제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다문화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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