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장미과의 낙엽 관목인 해당화(Rosa rugosa)는 바닷가 모래밭이나 산기슭에서 잘 자란다. 요즘은 내륙에서 도롯가나 정원 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최근에는 겹꽃도 많이 보이지만 대부분의 재래종은 5장의 홑꽃으로 5~7월에 흰색이나 붉은 꽃이 핀다.

작은 어머니는 노화도에서 시집왔다. 작은아버지 집에는 작은어머니가 처녀 때 신었던 삐딱구두(하이힐)와 핸드백이 결혼 후 10여 년이 지날 때까지 신발장에 있었다. 동네 노래자랑에서 작은어머니가 불렀던 노래가 '섬마을 선생님'. 작은어머니의 '해당화 순정' 충분히 이해간다.

해당화 빨간 열매를 살짝 깨물면 신맛이 난다. 열매 속의 잔털로 둘러싸인 씨앗을 탱자가시로 파낸 후 입술에 대고 불면 해당~ 해당~ 해당화~. 소리가 났다.

다산 정약용선생님의 제황상유인첩에는 "남새밭 가로 매괴화를 빽빽이 심어 그 매운 향기가 온 밭에 퍼지게 하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나무 높이도 1.5m 이하라 햇빛을 막지 않고 줄기에 가시가 많이 나 야생동물이나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에도 적절하다. 그 매괴화가 해당화의 옛 이름이다.

"당신은 해당화가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라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해당화라는 시구가 떠오른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 선생님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해당~ 해당~ 해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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