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의 역사 예락공소
세발나물·토판염전·임하도

▲ 문내면 예락리는 뛰어난 생태 자원을 간직한 예락마을, 동리마을, 양정마을, 임하마을 네 개의 마을로 구성됐다.
▲ 문내면 예락리는 뛰어난 생태 자원을 간직한 예락마을, 동리마을, 양정마을, 임하마을 네 개의 마을로 구성됐다.
▲ 해남 천주교 역사의 시작인 예락공소의 모습.
▲ 해남 천주교 역사의 시작인 예락공소의 모습.
▲ 낙조가 아름다운 임하도 풍경.
▲ 낙조가 아름다운 임하도 풍경.

문내면소재지 서북쪽에 위치한 예락리는 예락마을, 동리마을, 양정마을, 임하마을 네 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1914년 행정구역통폐합으로 양정리와 임하도를 병합해 지금의 예락리가 구성됐다. 임하도는 1988년 임하교가 준공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예락리는 천혜의 자연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농업과 어업을 겸하는 주민들이 많다. 벼농사부터 배추·고추·양파·세발나물, 세발낙지와 굴 채취, 천일염 생산까지 다양한 농수산물이 생산된다.

그 중 세발나물은 예락마을의 대표적인 효자 작목이다. 바닷가 근처에서 나는 잡초로 여겨지며 갯가에서 자라 갯나물로 불리웠던 세발나물은 10여년 전 예락마을 김시다 할머니가 노지에 심고 목포에 내다팔면서 '나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세발나물 작목반이 운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국에 판매되기 시작했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한 예락마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도 '1% 명품소금'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고급 식당 등에 납품되고 있다. 김막동 씨가 명맥을 잇고 있는 토판염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자연 자원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지역이다. 해남에서 처음으로 천주교가 전래돼 예락공소가 지어진 것. 공소는 신부님이 상주하지 않는 작은 성당을 뜻한다.

예락공소는 지난 1904년 예락리 주민인 김명범 베드로, 김보현 요셉, 박내국 요왕 3명의 주민이 목포 산정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후 예락리에 교우촌을 형성하면서 시작됐다. 1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직하게 교인들을 품는 토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었다.

예락리 주민들은 80% 이상이 천주교 신자이며 모태신앙인 경우가 많다. 이 덕분에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무학자가 없었다고 한다.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시험에서 합격해야 세례를 받을 수 있어 주민들이 문답지를 보며 함께 글을 배웠다고 한다.

공소건물은 1924년에 예락리 예락마을 중심에 세워졌다. 목포경동성당 소속으로 마련됐으나 1954년 해남성당 소속으로 조정을 거쳤고 1999년 우수영성당이 설립되면서 최종적으로 관할구역이 변경됐다. 현재의 공소건물은 1968년 지어졌으며, 교인들은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2015년 공소건물 앞에 교육관을 지었다. 예락리에 천주교 신자가 많다보니 마을 애경사가 있으면 예락공소 교육관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최정숙 스테파니아 선교사는 "예락공소 주일미사에는 평균 60명 정도의 신자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공소에 대해 모르는 타지역 주민들을 위해 성당 앞 안내판에는 예락성당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지금도 신부님이 상주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삭하고 짭쪼롬해 인기몰이하는 세발나물

세발나물은 바닷가 땅이나 염전 주변, 간척지 논 등 소금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며 정식 명칭은 '갯개미자리'이다. 푸른 잔디를 연상시키는 외관과 다르게 소금기 있는 곳에서 자라 짠맛이 돌면서도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유행인 '단짠(달고 짜고)'을 갖춘데다 가는 줄기가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매콤하게 무쳐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섬유질과 엽록소가 풍부하고 천연미네랄, 비타민C, 베타카로틴 등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예락마을의 세발나물은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돼 가락시장 점유율 70% 가량을 차지하며 전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태양과 갯벌의 합작, 세광염전 토판염

예락마을 세광염전 김막동 씨의 천일염은 갯벌을 단단히 다지는 전통방법 토판염 방식으로 생산된다.

장판 염전에 비해 소금을 거둬들이는 기간이 두 배 가량 차이나고 갯벌을 다져 갈무리하는 노동력이 추가되지만 수확량은 장판염전의 5분의 1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토판염전이 줄고 있으나 김 씨는 우직하게 전통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세광염전의 토판염은 쓴맛이 거의 없고 개운한 뒷맛을 가졌으며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성분분석 결과 나트륨은 80% 이하로 매우 낮고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천연 미네랄 성분은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하도에 꽃 피운 문화·예술, 이마도작업실

임하마을에 자리잡은 이마도작업실은 행촌문화재단이 옛 임하분교이자 행촌의료재단의 수련원을 예술 작업 공간으로 변신시킨 공간이다. 마을이 말의 모양을 닮아 이마도(二馬島)로 불리던 옛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마도작업실은 행촌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와 연계해 남도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그림으로 담아내는 예술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조병연 작가 등 이마도작업실에 입주하거나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해남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

또한 이마도작업실 살구씨스튜디오는 해남의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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