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 향교삼호학당 학장

전등록에 실린 글로 "모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이다. 만물은 다양하지만 각각 다시 그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를 '靜'(정)이라 하고 회복한다는 뜻에서 '復命'(복명)이라고도 일컫는다. 이렇듯 사물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종국은 뿌리로 돌아감이다.

봄의 신록을 거쳐 여름의 작열한 태양 모진 비바람과 태풍 속에서도 의연하게 자기 자리에 머물면서 그 역할을 다해내고 낙엽이 되어 근원으로 돌아감이 자연의 섭리인가보다. 매일 먹는 곡식의 자람도 마찬가지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꽃이 피어 뜨거운 여름 자기 몫을 다하였다가 가을에 고개 숙이고 다시 씨앗을 남기면 임무는 끝난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이 몸뚱이는 행여 털끝 하나라도 상하면 불효될세라 잘 보존하여 2세를 남기고 조상님 곁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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