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에는 강령(綱領)과 정강(政綱)이 있다. 강령은 정당이나 노동조합과 같은 단체의 기본 입장, 방침, 규범 등을 밝히거나, 어떤 운동의 순서나 전략 따위를 요약하여 열거한 것이며 정강은 정당이 내세운 정책의 큰 줄기를 말한다.

집권해서 국가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다.

밤하늘의 북극성처럼 방향과 지향점을 제시하기 때문에 정치상황이 바뀌어도 정당의 정강정책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현실은 수많은 정당이 상황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강령과 정강은 선언문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큰 틀에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새누리당 양당의 정강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총선이나 대선의 계절이 다가오면 서로가 얼마나 다른가에 집중하여 상대방을 비방하는 '차이의 원리' 만이 작동하고 같은 이상과 정책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화하고 세력화하여 이상과 정책을 실현하려는 '연대의 원리'는 실종하고 만다.

직업과 학력에 대한 차별이 없는 사회인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스웨덴은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100만명이 넘는 노동자 , 농민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웨덴을 떠날 정도로 비참한 현실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1889년 사민당 출범하였고 1930년대 비로소 복지국가체제가 확립되었다. 국가는 국민을 보살피고 보호하는 집 즉 '국민의 집' 건설을 주창하고 노사관계의 합의주의 실현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웠다. 사민당의 한손총리는 집권 20년 동안 한주도 빠지지 않고 주말에 총리공관으로 노사대표를 초청하고 대화하면서 갈등을 풀어나갔다. 사민당이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정강을 내세우고 이를 지지하는 친복지 성향의 노동자, 농민속에 파고 들어가 무상교육과 평생교육을 통해 노동자, 농민의 자각과 인식, 작은 공동체인 코뮌을 조직화하여 선거참여율이 90%에 이르는 친복지 동맹이 이루어 낸 결과물인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총선이 90여일 남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가칭 국민의당, 국민의회, 민주당으로 사분오열하고 있다. 우리 해남을 지역구로 둔 김영록 의원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새정치 민주연합의 수석대변인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말을 쏟아냈던 자리를 사퇴했다. 김영록 의원의 탈당에 뒤이어서 군의원들의 연쇄탈당이 현실화되는 것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할 정당정치의 모습이 아닌 후진적 정치 행태이다.

김영록의원은 탈당하는 시점에서 '부패척결과 청렴사회 구현', '농축산업의 성장기반 조성과 농어촌발전', '사회안전망의 구축', '청년. 여성, 노인 등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의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의 실천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데 어떠한 문제점과 한계가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며 탈당하면 새롭게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반성과 각오를 군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없는 탈당은 국민과 군민을 바라보는 정치행위 이기 보다는 눈앞의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권력의 추를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하트마 간디는 원칙과 철학이 없는 정치를 7대 악덕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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