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는 군민에게 충분히 중립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해남신문의 기본이며, 계속 유지해온 입장이다. 보수해서 쓰든지, 현 자리에 짓든지, 옮기든지는 그 다음이다. 신청사 관련은 예산도 많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한번 지으면 최소 47년( 현 청사가 47년 됐으니까)은 가야해서다. 또 중요한 문제일수록 군청이 군민의 의사를 어떻게 반영하고 대하는지를 가늠하는 계기다. 당연히 이를 풀어가는 군의 능력을 알아보는 시험대다.

6월 24일 군청이 (재)한국종합경제원을 통해 했던 면접여론조사를 보면 그동안 지적했던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다. 그 문항만 봐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추진위원들의 평가와 함께 청사위치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근거로 삼는 기색이다. 그래서 해남신문은 설문내용과 추진위원들의 평가기준을 그대로 실었다. 군민들이 살펴봤으면 해서다.

애초에 그랬듯이 신축이냐, 존치냐는 묻지도 않았다. 신청사가 해남의 현안 중 가장 우선순위인지에 대한 판단이 없다. 경우의 수에 따라 충분히 정보를 제공 받았는지 묻는 항목이 없다. 중요한 추진위원회 구성이 적절한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강조했지만 도시 미래와 연관성에 대한 부분은 빠졌다. 현재 예상하는 사업비 외에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언급 역시 없다. 더 의견수렴이 필요한지를 묻는 것을 피해간 것은 실수일까. 이러니 추진속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항목이 없다. 새로 짓자는 구멍만 남겨둔 토끼몰이 여론조사다.

여론을 묻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안전진단 D등급이 갖는 정확한 의미와 추진위 구성방법과 구성관련이다. 이 둘을 중심으로 설문조사가 짜여 져야 했다. 14개 질문 중 4개가 민원인 관련이다. 민원인을 중시했다는 표시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군청이 자랑한대로 찾아가는 민원, 원스톱 민원처리에 중점을 두면 민원인 접근은 전혀 다른 방법이 나온다. 자치단체장에 따라 청사나 집무실이 소박하고, 반대로 과대망상처럼 크고 운동장 같은 곳의 차이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우루과이의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본다면 현 청사는 호화청사라 하지 않을까 싶다.

설문조사와 관련해 더 짚을 것이 있다. 앞서 말한 한국종합경제연구원이 직접 선발한 조사원이 대면조사를 했는지, 그냥 연구원이 만든 설문에 군청이 대충 사람을 써서 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면접설문도 어떻게 구성한 문항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했느냐가 중요하다. 이 조사는 6월 6일부터 17일까지 12일간 군민 6천5백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이 많을수록 좋겠다. 그런데 의아하다. 이 조건에 따르면 12일간 조사원 15명이 하루 36명을 담당하고 한 사람당 30분(대상자를 무작위로 추출하므로 이동거리, 설명, 거절 등을 고려했다)이 걸린다고 했을 때, 조사원은 하루 18시간을 면접했다. 이 조사기간 12일 중 토요일과 휴일이 4일이므로 이를 빼고 계산하면, 조사원들은 하루 27시간을 면접한 셈이 된다. 이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번 지방선거에서 해남신문의 설문조사가 조작했다고 왜곡한 당사자들 일부가 설문조사의 주체이거나 청사추진 당사자다. 이 설문은 대충해도 되는지 그들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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