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해남동초에서 열린 캐나다 현직교사 초청 영어캠프발표회에서 광수전자의 박광수·박지승 부자가 음향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 지난 20일 해남동초에서 열린 캐나다 현직교사 초청 영어캠프발표회에서 광수전자의 박광수·박지승 부자가 음향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전파사로 시작, 대표 음향전문업체로 성장

마을행사, 마라톤대회, 명량대첩 축제 등 해남의 크고 작은 행사를 다니며 음향을 책임지고 있는 광수전자.

읍 구교리에 위치한 광수전자는 박광수(62)씨와 박지승(29) 씨 부자가 대를 이어 운영해오고 있다.

광수전자의 역사가 시작된 건 지난 1978년. 수원에서 RTV학원을 다니며 TV, 라디오 수리 기술을 배운 박광수 씨가 고향인 마산면에 내려와 광수전자의 전신인 삼원전파사의 문을 열면서 부터다. 박 씨는 군대를 전역한 이후 육일시와 해남읍에서 지난 30여 년간 본인의 이름을 딴 '광수전자'를 운영하고 있다.

박 씨는 "1980년대만 해도 돈도 벌고 대접받았지. 기술자가 귀한 시절이었으니까. 그때만 해도 오토바이 타고 마을을 돌며 고장 난 TV, 라디오를 봐주면서 재미있게 일했었지"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휴대폰, 컴퓨터 등이 보급되고 생활 전반의 모든 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 되면서 예전보다 전파사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그때 박 씨의 선택은 음향시공 전문업체로의 전환이다. 그때부터 해남 곳곳을 다니며 음향설비 및 시공, A/S를 다니기 시작했다. 거액의 음향장비도 구입해 크고 작은 행사의 음향을 담당해 왔다. 지금은 해남의 대표 음향설비 전문업체가 됐다.

몇 년 전부터는 아들 지승(29) 씨가 가업을 잇기로 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일을 도왔다는 지승 씨는 군대를 전역한 이후부터 정식으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군대에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내가 가장 재밌게 잘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 일 것 같아 아버지에게 가업을 잇겠다고 말했다"

지승 씨는 이후 아버지 광수 씨를 따라다니며 기초부터 하나하나 일을 배워가고 있다.

지금은 어느 기술자 못지않은 음향설비 전문가가 됐다는 게 아버지 광수 씨의 말이다. 이제는 지승 씨가 음향기계 컨트롤 등 메인역할을 수행하고 광수 씨는 보조역할을 하고 있다.

박 씨는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들이 잘 하리라 믿는다. 지금처럼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을 해 나간다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 지승 씨의 각오도 대단하다.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광수전자가 욕먹지 않게 열심히 배우며 일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해남 뿐 아니라 전남 어디서든 음향 하면 광수전자를 떠올리게끔 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