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내년 4월 10일 치러지니 187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의 선거일은 공직선거법에서 수요일로 지정되어 있다. 교육감 선거도 '정당 추천을 할 수 없다'(지방교육자치법)는 규정을 빼고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준용한다. 내년 총선일도 물론 수요일이다.

선거는 왜 수요일에 치러질까.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수요일을 뺀 나머지 요일은 연휴나 징검다리 연휴가 되어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일로 예정된 수요일의 전날이나 이튿날이 공휴일이면 다음 주로 연기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는 3월 2일(임기 만료일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 실시해야 하나 전날이 3·1절이어서 다음 주 수요일(9일) 치러졌다.

내년 총선이 6개월 정도 남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언론사들이 앞다퉈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추석 민심을 보면 이듬해 총선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오랜 정설이 있다. 역대 총선의 결과가 이를 입증하기도 했다. 언론사의 여론조사도 지역과 세대가 어우러진 추석 밥상의 얘깃거리를 제공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추석을 앞두고 실시한 40개 정도의 정치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게재되어 있다. 지역민방도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의 총선 여론조사(9월 22~23일)를 실시해 공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ARS로 1만4703명에 연결을 시도해 끝까지 응답한 500명(응답률 6.2%)의 조사결과이다. 유권자 수의 비율을 감안해 해남이 절반 가까운 227명(45.4%), 완도 168명(33.6%), 진도 105명(21.0%)을 접촉했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47.1%, 윤재갑 현 국회의원 17.4%, 정의찬 현 민주당 당대표 특보 12.5%, 이영호 전 국회의원 5.0%에 이어 조웅 현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이 3.8%의 지지도를 보였다. 해남 응답자만을 보더라도 박지원 40.8%, 윤재갑 19.8%, 정의찬 13.0%, 이영호 4.3%, 조웅 4.9%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데 조사대상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예정인 김병구 변호사, 윤광국 전 한국감정원 호남지역본부장, 장환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3명의 예비후보자는 아예 빠져 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설 예정인 7명 모두를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조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하더라도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조사대상에도 배제된 3명에겐 여간 씁쓸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는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통계(여론조사)라는 3개의 거짓말이 있다고 하지만 여론조사는 악의적으로 조작하지 않는 한 민심을 읽는 잣대로써 꽤 신뢰성을 갖고 있다. 이를 잘 나타내는 말이 있다. "끓이고 있는 국물을 다 마셔보지 않아도, 한 숟가락만 맛을 봐도 간을 알 수 있다. 다만 국이 잘 섞여 있어야 한다"는 비유이다. 해남에서도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에 대한 여러 얘기나 오가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을 위한 참된 일꾼이 누구일까에 초점이 맞춰진다. 얼마 전 타계한 정시채 전 국회의원은 38년 전인 1985년 해남·진도 지역구에서 진도 출신으로 마지막으로 당선됐다. 농림부장관, 초당대 총장도 지낸 그는 장관으로 불리길 바라지만 가장 좋은 자리는 권한은 많고 책임은 없는 국회의원이라고 했다. 그래서 너도나도 선량에 도전한다지만, 내년 투표장에 가지 전에 누가 참 일꾼인지 나름 고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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