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 문화재 존재 여부 확인 필요
계약보류·공고 취소, 6개월 소요
"피해 최소화·교육환경개선" 요구

해남서초등학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착공이 또다시 연기됐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1일 해남서초에서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해남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축공사 연기에 따른 공청회를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당초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착공을 앞두고 지난달 해남군과 협의 과정에서 공사 부지 내에 해남읍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법에 따라 매장문화재 지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회신이 옴에 따라 착공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표조사는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운동장을 중심으로 지표상에 노출된 유물과 유적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통상 한 달이 걸리지만 발굴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표본조사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후 시굴조사와 발굴조사까지 진행될 경우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이미 개찰이 완료된 통신, 소방, 폐기물 처리 등 사업은 계약이나 착공을 보류하고 건축, 전기, 건설사업관리 등도 조달청 검토나 공고를 취소했다. 매장문화재 조사 후 계약이 보류된 사업은 곧바로 착공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사업은 공고나 개찰 등 추가로 2개월이 필요해 결국 전체 사업이 최대 6개월 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학부모들은 2021년에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는데 계획단계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이제야 문제가 불거진 이유와 함께 공사 지연에 따른 학생들의 피해 대책, 신입생 유치 어려움, 유물 발견 시 학교 이설 가능 여부 등을 따져 물었다.

임병영 도교육청 시설팀장은 "토지이용대장이나 국토이용계획에 관련 부지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지 않아 잘 몰라서 협의가 일찍 이뤄지지 못한 점은 사과드리지만 관련법상 착공 전에만 협의가 진행되면 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고, 공사 기간 연장에 따라 학생 피해가 없도록 교육환경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재가 발굴되면 문화재청에서 보존, 복원 문제를 논하겠지만 이미 시가지가 형성돼 있고 대체부지를 찾기도 힘들어 학교 이설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그린스마트 학교가 들어선다고 해 자녀를 보냈는데 공사만 하다 졸업하게 생겼다"며 "공사한다고 노후시설 교체도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보고 있고, 공사 지연으로 신입생 유치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낡은 학교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해 미래교육에 적합한 환경으로 개선하는 사업으로 해남서초의 경우 190억 원이 투입돼 이르면 내년 말 사업을 마칠 계획이었다.

당초 지난 1월 공사 예정이었지만 50억 원 이상 공사의 추진 주체가 도교육청으로 이관되면서 인수인계로 착공 시기가 늦어졌고 이번에 문화재 문제가 불거지며 착공이 해를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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