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해담은3차아파트 공동체 대표)

올해 장마는 장마라고 부르지 않고 우기라고 한다고 한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리고 6월 말에 시작한 장마가 7월 말, 8월 초까지 지속된다면 이는 분명 장마가 아니라 우기다. 동남아시아에나 적합했던 우기. 밤이나 새벽에만 내리는 주인비 아니면 집중호우식으로 열대지방의 스콜처럼 비가 내렸다. 그래서 놀랍고 무섭다.

대응할 준비조차 하지 못했는데 '기후위기, 기후변화'의 현상들이 바로 코앞까지 와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방만하게 편하게 살았다. 올해 같은 식의 장마가 내년에도, 그 다음해도 계속된다면 비에 유독 약한 참깨 농사는 어떡할까? 이미 고추는 다 녹아 내리고 있고 제때 약을 하지 못하니 수확량도 떨어질 거다. 햇빛을 보지 못하는 벼는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평생을 비슷한 작목을 심고 거뒀던 늙은 농부들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이며 현 시재의 구성원인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탄소중립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 조금의 불편함도 견디지 못하는 우리는 자신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 불편함을 견디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행정도 탄소중립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후위기 생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의 문제고 지역의 문제고, 나라의 문제이며 지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의 기본은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의 방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해남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해남읍이 먼저 선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효과가 더 클 거다.

우선,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개인 차량의 운행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순환버스나 트램 같은 대중교통 운행을 제안한다. 이런 대중교통을 운행하면 주차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녹지공간을 조성할 수도 있다.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1에 나왔던 대사가 퍼뜩 떠오른다. "이러다 다 죽어." 기후위기는 이제 먼 지역,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탄소저감 실천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설치사업을 제안한다. 해남읍에 살고 있는 인구가 해남군 전체인구 대비 40%에 육박하고 해남읍의 해리는 삼산면, 북일면, 현산면의 인구를 합한 것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주민이 살고 있다. 해남읍의 사람들은 70% 가량이 공동주택에서 살고 있고 대부분 공동주택이 승강기를 운행한다. 승강기에 회생제동장치를 하면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어서 서울, 시흥, 고양, 거제 등 많은 지자체가 이러한 시설설치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회생제동장치는 약 10~ 20%의 전력 절감을 공동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소나무 약 460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가 있다면 서두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기후위기 앞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대는 산업혁명 이전에 할 말이었고 이제는 뭐라도 해야 하는 시대다.

지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는 20~30년 전에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현재의 우리에게 지금과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30년, 20년 전보다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얼마나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며 살고 있는가? 올해 우리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20~30년 후에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영향을 끼칠 거다. 아니 그 시기는 계속 단축되어 우리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칠 거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탄소저감하는 생활을 일상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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