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문 스님(미황사 주지)

임진왜란 당시 청허 휴정선사 서산대사(1520-1604)께서는 전국 승도에게 참전을 격려하는 격문을 돌리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선조의 환궁, 평양성 탈환, 청주성 수복, 행주대첩, 노원평 전투 등은 의승들의 공적입니다.

430여 년 후 임진왜란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전장의 한복판에 섰던 의승군의 숭고한 정신과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호국의승의 날'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교계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충일' '의병의 날' '순국선열의 날' 등과는 성격이 확연히 구분되기에 다른 기념일과의 유사·중복성이 없으므로 국가 공식 기념일 제정 요건이 충분하다는 역사학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전국 곳곳에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추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격상되었고, 불교계에서도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기원문화제를 봉행했습니다. 우리 해남에서도 대흥사의 호국대전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호국의승의 날 제정과 호국 본찰로서의 해남의 위상이 정립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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