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해담은3차아파트 공동체 대표)

부엌에 놓인 부지깽이도 한몫 거든다는 농번기라 틈틈이 마늘을 뽑거나 자르러 간다. 그런데 햇빛이 강한 날은 일을 시작하면 어김없이 좁쌀 같은 것이 올라오면서 얼굴이 가렵다. 처음에는 마늘 알레르기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햇빛알레르기 증상이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자주 나타나 재채기가 한번 터지면 요란하게 오래가서 민망하다. 여태까지 별다른 앨러지 증세를 보이지 않고 살아온 터라 나이 탓인가 생각하니 씁쓸하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세먼지 등과 같은 환경오염이 그 원인이란다. 우리 모두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 행위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이제 더 이상 여유를 가질 수 없을 만큼 인류에게 시급한 과제다. 정책의 모든 우선순위를 탄소저감에 둬야 한다. 기후위기라는 문구 앞에서 우리는 기다릴 여유가 없다. 2020년 기준으로 국가별 탄소 배출량을 보면, 중국과 인디아 두 나라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35%, 유럽과 미국을 합해 28%를 배출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1.72%라 지구환경에 해악을 덜 끼쳐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 국민 1인당 탄소 배출량의 순위가 우리나라는 호주, 미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11.66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국가별 탄소 배출량이 1위였던 중국은 7.41톤이다.

지난 6월 5일 제28회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하면서 탄소중립실천 결의를 다졌다. 해남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원순환과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기,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설치 등의 환경활동도 굉장히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있겠지만 탄소중립을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안 쓰는 플러그 뽑기', '난방기 2℃ 내리고 냉방기 온도는 2℃ 올리기', '전기밥솥의 보온기능을 되도록 짧게'와 같은 에너지와 자원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의 증가도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국토부는 태양광 패널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적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84 ㎡ 기준 약 0.109톤에 이른다고 했다. 햇빛 좋은 공동주택들이 발코니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낸다면 직접적으로 전기를 생산하여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이익을 보면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누릴 수 있을 거다.

지금 해남군, 특히 해남읍의 경우는 약 7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물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 공동주택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서운 기후위기 재앙이 더 빨리, 더 자주 나타날 거라는 것. 이제 산이면 부동지구의 태양광 단지에 비하면 미약한 효과가 나는 작은 실천이라고 해도 설치조건이 좋은 공동주택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현재 해남군에 위치하는 대부분 공동주택은 승강기를 운행하고 있다. 승강기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승강기가 한 번 운행될 때마다 30Wh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통 12.7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얼마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회생전력장치'라는 것을 소개했다. 회생전력장치를 설치하면 전기를 재활용할 수 있어 승강기 작동 시의 전력 소비를 10~30%만큼 줄일 수 있고 더불어 이산화탄소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각각의 공동주택이 설치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게 문제라고 했다. 행정은 효율적인 정책으로, 군민은 일상에서의 탄소중립 실천으로 해남형 ESG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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