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문스님(미황사 주지)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영취산에 계실 때 밤을 밝혔던 등불들이 다 꺼졌는데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의 지극한 정성으로 밝힌 등불만이 끝까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신 부처님께서 "이 여인은 등불 공양의 공덕으로 성불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등불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방법 중 깨달음을 찬탄하고 성불의 씨앗을 심는 근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나무 아래에서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후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일체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는 사자후를 외쳤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소중한 달입니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며 서로 위로와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5월 20일 토요일 저녁은 해남군민 광장에서 '해남연등문화축제'가 열립니다.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중단되었던 연등행렬도 4년 만에 봉행하고자 합니다. 내 가족 내 이웃과 함께 수년 동안의 고통을 씻어내고, 행복과 치유의 환한 등불을 밝히며 걸음하는 한마당이 되길 바랍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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