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들녘마다 황금물결로 넘실거리는 것이 농촌의 풍광이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풍요로움에 가슴설레였다.
그러나 지금의 농촌 들녘을 돌아보면 넘실거려야 할 황금 물결은 간데 없고 검붉은색,희노란색으로 흉칙하다 못해 잡초들로 우거진 풀밭을 연상케 하고 있으며 우리들 마음 또한 허탈하기 그지없다.
태풍이 쓸고 간 상처가 우리들의 가슴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가슴이 아픈것은 태풍이 쓸어버린 들녘에서보다 이것을 해결해 가고 있는 관계당국의 모습에서 더 큰 아픔을 느끼고 있다.
일선의 공무원들은 피해면적과 피해정도를 줄이기에 급급하고 정부는 보상도 아닌 구호차원의 대책을 세우면서 피해 작물의 면적으로 피해율을 산정해야 하는데 전체 경지면적에서 피해율을 내놓다보니 실질 피해 면적은 축소되고 보상받을 것은 실제로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있다.
겉으로는 5조원의 태풍피해 추경예산을 세운다 하지만 우리 농심은 그 돈이 우리 손에 몇푼이나 떨어질까 하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예 기대하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농심은 태풍의 상처에 상투적 보상에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흉년이 들어도 다음해 뿌릴 씨앗만 있으면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돈이 없으면 다음해 씨앗을 뿌릴 엄두도 못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더 이상 우리 농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지 않으려면 관계당국은 올바르고 세밀한 피해 조사와 그에 근거한 합당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해주어야 할 것이며 지금의 불합리한 농업재해 대책법을 폐지하고 농민단체들과 농민들이 요구하는 농업재해 보상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