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되어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나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라 연주자가 된 '리처드 용재 오닐', 그가 재능 기부를 통한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단원들은 악기를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24명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다.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이, 상상 속의 친구와 대화를 하는 아이, 성격도 외모도 가정환경도 모두 다른 아이들이 모여 과연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낼까?이들이 오케스트라를 시작하고 첫 연주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안녕? 오케스트라!"라는 다큐영화로 만들어 작년에 개봉을 하였다. 영화에
내가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팬심이다. 예전에는 기자출신 소설가 김훈의 '거리의 칼럼'을 보려고, 이제는 여성학자 정희진의 '어떤 메모' 때문에 한겨레를 구독하고, "해남박씨"의 '땅끝에서' 칼럼의 팬이어서 해남신문을 본다. 김훈의 문장은 시(詩)와 기사 사이에서 서성대고, 정희진의 언어는 에세이와 논문의 경계를 부수며, '땅끝에서' 칼럼은 지역과 중앙을 넘나든다.무엇과 무엇 사이에 있는 글은 어떤 곳에도 정박하지 않는 떨림이 있어 매혹적이다. 기사가 길면 안 읽히지만 칼럼은 길어도 집중력이 높은 이유가
가끔씩 몇 가지 사실들로 인해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어른이라는 것과 교사라는 것. 이 두 가지 사실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내가 있는 이곳은 어디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현실감각을 마비시킨다. 그런 착각은 아이들과 대화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책임감 뒤로 물러난다. '어른아이' 이런 상황에 빠질 때마다 내가 나를 부르는 이름이다. 어른과 아이, 이 둘은 땔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하루의 삼분의 일 정도를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여러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중에서도 별별 사건은 아닌데 계
"하나님한테 둘려서(속아서) 이 먼 고생여~ 무신 비가 온다고 난리여 멀쩡하고먼"먼지 풀풀나는 콩밭의 돌을 골라내고 풀끄댕이를 잡으면서 말씀하신다.1500평 새로 조성한 키위밭에서 여러날을 아짐들과 돌을 골라냈다. 키위밭 아래 물길은 돌무더기 길로 변해버렸다. 돌을 골라내는 사이 서슬퍼런 풀들이 아비규환이다. "으메, 환장하겄고만… 이 싸가지없는 풀들땜시~" 한쪽부터 차근차근 풀을 뜯어먹기 시작한 관리기는 결국은 스스로를 견디지를 못하고 병원과 밭을 오가며 신음소리를 냈다."워메 저거봐! 관리기도 말허지않소.
당선되셨나요? 축하드립니다. 물론 기부는 하고 계시죠!요즘은 정치인, 연예인, 기업가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실천하면서 나눔의 삶을 지향하고 있어 참 흐뭇하다.지난 3월말 뜻하지 않은 좋은 소식이 해남 지역아동센터에 들렸다. 기아자동차 금속 노조에서 각 센터별로 400만원 상당의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겠다는 소식이었다.사실 해남 지역아동센터는 다른 복지시설과는 다르게 종사자 처우개선비, 기능보강비 등을 받아보지 못한 채 운영비에 의존하여 운영되어지고 있다. 물품 구입시 취득단가 30만원 이상은 지출불가함이라는
온 도시가 피로 물든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광주는 은행, 금은방 한 곳 털린데 없고 범죄 한 건 발생하지 않았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길거리로 나와 싸우고 있는 시민들에게 주막밥과 김밥 등을 만들어 먹이는 등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보듬아 주는 천국 같은 세상! 권력과 제도가 사 라진 세상은 그야말로 살맛나는 공동체 그 자체였다.
아빠와 라면.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이름이다. 원래 책 제목은 '할아버지의 수프'인데, 네 살 꼬마는 원 제목을 모르기도 하고 내가 가르쳐 준 적도 없으니 이 책은 애초부터 아빠와 라면이다. 농사를 시작하고 훌쩍 늘어난 아빠의 흰머리와 아빠와 함께 먹었던 맛있는 음식 라면의 조합. 제 눈높이에서 나온 아이의 목소리가 반갑다. 아이가 지금은 못 알아들어도 무의식은 듣는다며 무조건 동화를 많이 들려주라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이 말에 조건을 하나 더 붙이고 싶다.엄마(부모)가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라면! 잠자
마에스트로는 '대통령(President), 장군(General)'과 함께 남자의 3대 로망으로 불리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지휘자를 마에스트로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 중에도 인정받는 대가에게만 칭호를 붙인다. 그렇다면 어떤 지휘자를 마에스트로라고 부를까? 마에스트로는 많은 연주자들이 유기적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이끌어갈까?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눈을 감은 채 별다른 지시 없이 우아한 손짓으로 지휘를 한다. 이러한 지휘 스타일 때문에 연주자가 언제 연주를 시작
사랑하는 딸!엄마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우주별 지구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 감성과 사랑, 몸을 충전시키는 장소? 엄마가 언젠가 여행을 떠났을 때, 길을 걸을 때, 일이 끝나고 나서 우리는 항상 집으로 가는 길임을 느낀적이 있단다. 그건 우리 영혼의 집이기도 하지. 몇 년 전 외할머니께서 쓰러지시고 외할아버지 혼자 집에 남게 되었을때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단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진짜 필요한게 무얼까 행복이란 뭘까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들이었단다. 그때 든 생각은 대단한게 아니고 우리가 늘 집에서 누리는(?)것들이었지. 따뜻한
지난 15일 강진 다문화 가정 아버지들의 특별한 연극 공연(강진 다문화가정지원센터)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아버지들은 직접 배우로 참여하여 동료가 내어 놓는 이야기들을 즉흥으로 연기해 냈다. 한국말을 못하는 아내와의 갈등과 사랑, 청소요원으로 일하면서 주운 가방을 돌려주고 의형제를 맺게 된 일, 사고 난 자동차 운전자를 구해 주었다가 오히려 도둑으로 몰렸던 억울한 일들 등 일상에서 경험한 자신들의 이야기가 곧바로 연극이 된다.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특성이 서로의 삶을 깊이 공감하는 기운을 만들어 낸다. 아버지나 남편이라는 역
가정의 달인 5월 19일은 42회 째 맞는 성년의 날이다. 성년의 날은 다른 기념일처럼 일정한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고 매년 5월 세 번째 월요일이 성년의 날인데 그 많은 기념일중 오직 성년의 날만 유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예전 성년례는 15세~20세로 대부분 자기생일을 기해서 행해졌고 이날 큰손님(주례)은 어른이 된다는 증표로 별명인 자(아호)를 지어 내려주면 평생 동안 간직하여 어른으로서 의무를 다해 왔음이 역사적 배경이다.현재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해남향교(전교 박봉두)가 집체 성년례 형식으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성년례행사
지난 5월19일, 한울남도생협 2층 교육장은 화가 홍성담을 만나러온 사람들로 꽉 찼다.아가를 업고 온 주부부터 여고생, 청년들, 나이지긋한 할아버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그를 만나러 왔다. 그의 판화와 그림들, 혹은 '바리'라는 그림책을 본 사람들은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으리라.홍성담 화가는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다 죽어가던 80년 5월 광주에서, 거리에서 밥을 나눠주고, 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그렇게 자신들이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내놓으며 보듬던 모습들을 수십개의 판화를 만들어 표현했었다. 그 작품들 때문에
새싹이에게 완전히 빠진 저는 사육장 앞에 쭈그려 앉아 새싹이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새싹이가 한발 한발 움직일 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엇죠. 하지만 언제부턴가 새싹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프라이팬에서 옥수수가 튀겨지는 것처럼 새싹이가 통통 점프를 하는거에요!아직 기니피그의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저는 '혹시 얘가 어디 아픈가?', '사육장이 좁아서 그런건가?'하면서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싹 사라지는 결정적인 사실 한가지를 알게 되었어요.새싹이가 이렇게 통통 점프를 하는 것은 기분이 좋아서 그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기온과 해수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비브리오 패혈증 균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감염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균에 오염된 바닷물에 상처 난 피부가 접촉할 때 상처를 통해서 균이 침입하면 발병한다. 감염 증세는 갑작스런 오한과 발열, 피로감, 근육통으로 시작하여 36시간 이내에 피부에 홍반, 구진, 수포, 괴저성 궤양 등의 증상으로 진행된다. 또 설사와 구토도 이어지며 사망률이 43%로 매우 높다.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산물을 익혀 먹어야 하고, 조리과정
이상기후로 키위밭은 벌레천국이 되었네. 아짐들과 벌레잡기를 했다네. 정확한 표현은 두륜산의 새들과 키위잎새에 숨은 청개구리와 함께 했다네."워메 참말로 별짓다허요" 비닐 앞치마를 하고 노래 한 자락 제끼면서 시작한 벌레잡기는 점점 조용해지더니 아예 아무소리도 들리지않았다네. 산새가 휘익 날아와 급히 쪼아먹고 나간 자리엔 벌레들의 고요가 숨어있었지. 벌레에겐 시간이란게 존재하지 않았어. 빠르고 서둘러 키위꽃과 잎새를 다 먹어치운다고 생각하는 놈은 여기있는데 청개구리는 옴짝달짝도 안하고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는지 답답할 지경이었다네.
새롭게 구성된 본사 시민기자단이 지난 12일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한달의 활동에 대해 돌아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지난 4월부터 시민기자단을 운영해 각계각층의 시민기자 15명이 자신에게 맞는 기사를 지난 한달간 써왔다.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시민기자들이 서평, 그림, 일상 등 여러방면의 기사를 쓰고 있다. 매주 2~5명의 시민기자들이 돌아가며 기사를 작성하고 지면에 반영되고 있다.시민기자들은 지난 한달간 지면에 반영된 기사를 평가하고 개선해야 할 점, 신문사에 대한 건의 사항 등을 논의했다.기사를
"의미가 좋아요!", "걱정거리가 없다", "문제 없다는 뜻이에요" 한 녀석, 한 녀석 흥분되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센터를 이용하는 중학생 19명이 합의하에 내놓은 이름. '하쿠나마타타!' 스마트폰을 요구하는 내게 "이판만요","금방 끝나요"를 외치며 손에서 놓지 못하는 중학생들과의 연일 계속되는 씨름은 나의 큰 고민거리였다. 그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수업이 연극이었다. 작년 5월 아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했고 선생님은 그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넉넉히 채워주셨다. 딱딱한 교실이 아니라, 책을 펴 들어
세월호 해상사고 9일째 이웃 군 진도는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비통의 한숨을 짓고 있는데 우리는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천안함 피격사건을 더 깊이 알고자 해남향교삼호학당(학당장 김정진) 학우들은 유림회관 앞에 모였다.견학은 연례행사로 십여년 이상 계속해 시행되고 있어 금년 역시 연초에 계획하고 준비해 온 터라 쉽게 물리치지 못하고 모이긴 했으나 진도해상이 연상돼 떠나는 우리들의 마음도 편치 못하다. 그렇다고 마냥 슬픔과 아픔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다.부모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식음을 전폐하고 슬픔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고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