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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타래길-치유의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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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1-01-09 08:53:05
조회수
5450
1월8일 맑음 두륜산 타래길 치유의 숲길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습관적으로가 아니라 의지에 의해 움직여 봅니다. 발자국 소리도 조절해 봅니다.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걷습니다. 들숨 날숨 들숨 날숨.... 숨은 누가 쉴 까요? 호흡도 조절해 봅니다. 깊게 길게 짧게 부드럽게.....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으로도 차분해 집니다. 어제 밤 날씨가 예상보다 추웠나 보다. 생활하는 부엌의 수도꼭지가 얼었다. 생각치도 못한 일이다. 얼른 한옥으로 달려간다. 여기저기 꼭지를 열어본다. 물이 나온다. 다행이다. 오늘 손님이 오시기로 한날이다. 물이 나오지 않으면 낭패다.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니 안심이다.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내는 일어나 운동을 하고 가람이는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몇 번을 다그쳐서야 일어났다. 어머님과 딸 셋이서 아침을 먹는다. 김장김치 감태 김 된장국 무김치다. 나이드신 어머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런 날 emfd 얼마나 지속될 줄 모른다.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밥 먹고 설걷이는 미룬다. 낮시간 쯤 날이 풀려 물이 나오면 하려고.. 어제 날라다놓은 나무를 자르는데 손이 너무 시럽다.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이 얼얼하다. 이것 또한 날씨가 조금 풀리면 하기로 하고 아궁이로 가서 불을 지핀다. 다른 일도 다 그렇지만 때와 장소가 있는 모양이다. 밤에는 밤에 할 일이 있고, 아침에는 아침에 할 일이 있다. 낮에는 낮시간에 할 일이 있다.이렇게 때를 잘 알아서 일을 하면 효율적이고 쉽다. 놀 때와 일할 때를 아는 것 이런 것을 지혜라 하는지 모르겠다. 물님이 일어 나셨다. 반갑게 인사를 드린다. 환한 얼굴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그분이 오셨단다. 새벽 5시 30분 기상하여 절하고 기도하여 청정한 기운으로 타루와 여러 기운을 살펴보셨는데 좋단다. 무엇보다도 길 이름이 떠올랐단다. 얼른 신발 모자 장갑을 챙기고 카메라와 물을 담았다. 그리고 차밭 안내를 시작했다. 물님의 이야기가 시작 되었다. 작은 차밭에 머물지 말고 두륜산을 정원으로 가지란다. 그리고 프로젝트 코치가 시작 되었다. 명칭: 두륜산 타래길-부제: 치유의 숲길 (타래-사리어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삶속에 수없이 뭉치고 감겨 있는 모든 것들을 술술 풀어내는 길) 안내자 : 숲해설가 오근선 두륜산 타래길 코스안내 치유의 숲길 시발지 북일면 삼성리 설아다원 도립공원 두륜산의 남쪽자락으로 멀리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 정면에는 마량과 금일도를 잇는 다리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완도이다. 국내 최고의 음이온 농도가 강한 바다와 가까이 있다. 생태1급지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15년전 차나무와 어울리는 녹나무를 심었다. 설아다원에 들어서면 인사를 하고 첫 번째 차밭 길로 안내한다. 재미있는 표정의 허수아비가 길을 안내한다. 녹나무 고로쇠 배롱 목련 자귀 소나무 삼나무 ,,등이 어울려져 있는 차밭을 걸으면 왠지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 진다 . 오감을 열고 온몸으로 햇살과 바람을 맞아보자. 새벽이면 닭울음소리와 산 아래로 내려온 산짐승도 만날 수 있다. 한껏 느끼면서 10분을 걷다보면 범바위가 나온다. 야트막한 동산이다. 그래서 전망이 좋다. 바위에 서서 숨을 가다듬자. 발아래 마을을 보자. 옹기종기 모여사는 우리들 들판도 바라보자 부지런한 손으로 채색되는 들판. 보리 마늘 월동 배추 ... 채우기 위해 비워놓은 논 숨을 한번 크게 쉬어보자 작은 봉우리에서 이제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 보는 명상의 길 범등 위를 말없이 걸어가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살핀다.진정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말하지 않고 고요히 있으면 새들이 와서 말을 대신한다. 나무들이 이야기한다.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을 향한다. 작고 좁은 길 그래서 구시렁 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두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한데로 합수쳐 흐르면서 뭐라 구시렁댄다. 그게 어떤 말인지 모른다. 꼭 알 필요도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우리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늘 그래왔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래서 그냥 흘려버릴 말을 해도 좋다. 낙엽이 쌓여 미끌어 질수도 있다. 혹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비 맞은 중처럼 혼자서 구시렁대도 된다. 둘이 걷기는 좁은 길이다. 혼자서 그렇게 구시렁거리며 걷는 길.. 옆에서는 물소리가 따라온다. 그러다 그들을 만난다. 길을 건너기 위해 머무는곳 노래계곡이라 불러본다. 이만큼 왔으니 널따란 바위에 턱 걸쳐 앉아 노래라도 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가도 좋다. 구성진 노랫가락에 한스러움을 담아도 좋다. 마음을 열고 한바탕 신나게 불러보자. 사랑의 노래를 미움의 노래를 나의 노래를... 확틔이는 전경을 보고 물통꺼리까지 왔다. 조금 지나자 양옆이 대나무다. 대나무 길 숲은 숲으로 이어진다. 길은 어디로나 통한다. 나를 비우는 대나무 그렇게 비워본다. 비우면 채워진다. 걷다보니 피톤치드가 많다는 삼나무길이다. 보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향기도 좋다. 턱턱 놓여있는 바위들 앉아 쉬어가라 유혹한다. 못 이긴 척 유혹에 따라 사나무 아래 바위에 앉아 호흡소리와 음악을 듣자. 깊게 들이 마시고 남김없이 내쉬자. 뭐 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있자. 충분히 쉬었으면 조금만 더가자. 소나무길과 동백나무길 새한 연후에야 비로소 그 진가를 나타내는 동백과 소나무 사철 푸르러 꿈을 주는 나무들 그곳에 앉아보는 바위 지금은 눈이 앉았다. 이런저런 구상을 하다 보니 10시가 되었다. 자세하고 구체적인 많은 프로젝트는 미공개다 하나하나 이뤄 놓은 후 알리기로 하고 오늘은 코스만 설명한다. 보길도를 가기위해 미미목사가 오셔서 기다린지 1시간이 넘었다. 잠시 같이 갈까 생각했는데 아내가 먼저 따라나설 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갔다 올테니 한옥 청소하고, 방산에서 구워먹을 석굴 한 망태랑 까놓은 굴 1만원하치 그리고 전복을 사다 놓으라 한다. 대답이 시원찮 했더니 기분 좋게 보내주지 라고 오히려 한소리 한다. 아내와 물님이 가시고 난 톱을 챙겨 땔감 자르기를 했다. 그리고 한옥청소와 얼어있는 길 얼음치우기... 아이들이 그네에 매달려 논다. 방학해서 만월리 할머니 댁에 놀러온 광주사는 아이들이다. 함께 온 이모할머니랑 차실에 불러서 사월차 한잔을 대접한다. 꼬맹이 들이라 모든 것이 신기한지 이것저것 만지고 두드리고 ... 한참을 탐색하더니 밖에 강아지랑 놀고 그러다 풀썰매장으로 간다. 갑장 영미씨가 손님을 모시고 왔다. 목포에서 은행 근무를 하는데 다시 해남으로 오게되었다 한다. 그때 모시던 고객님들인데 보고 싶어 해남와서 만나 완도에서 식사하고 오는 길에 들렸다. 두팀 차 대접하고 밤에 오실 손님들 방 따뜻하게 보일러 넣고 굴 구워먹을 철망석쇠 나무 토치 집게 장갑 칼 ...등을 챙기다 보니 밤이되고 손님이 오시고 파티를 한다.
작성일:2011-01-09 08: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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