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계획서 없는 사업에 고스란히 5억 지원 철저한 수사 뒤따라야
1층 짓고 설계변경 2억 추가해 2층 지어
1년도 안돼 비 새고 실용성도 전혀없어

사업계획서 하나 없는데도 군이 민간에게 5억원을 보조해 지은 송지복지회관이 완공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제구실을 전혀 못한 채 몇몇 노인들의 사랑방으로 전락해 제2의 동양란 사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산 백포리 폐교에 조성된 동양난 사건으로 담당공무원이 구속되는 등 민간자본보조 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지어진 송지복지회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지면민들의 복지를 담당하기 위해 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다는 송지복지회관은 어처구니없게도 노인들의 편익도모와 공동휴게공간 제공, 운영은 수익금으로 충당함이라는 송지노인회에서 제출한 2∼3줄의 사업계획서가 전부인 상태. 사업계획서와 운영주체,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는데도 군은 5억원의 자금을 민간에게 턱하니 지원하는 납득하기 힘든 일을 저지른 것이다. 따라서 지역내에서는 사업계획서 하나 없고 타당성에 대한 검토도 없이 5억원이 지원된 송지복지관 조성사업은 선심성 또는 특혜 의혹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런데다 이 사업이 더욱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은 예산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이 사업은 송지 노인당을 신축하려는 데서 출발했다. 애초 노인당 건립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2001년 송지복지관으로 이름이 변경돼 지역개발과 오지개발사업비로 3억원이 늘었고 2002년 5월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설계가 변경돼 사회복지과에서 2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 민간 부담을 제외하고 군비만 5억원이 들갔다는 것이다. 특별한 사업계획서도 없고,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내용제시도 없는데도 군이 설계변경까지 승인해주며 추가로 2억원을 보태 총 5억원의 군비를 지원해준 점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사업에 대해 의혹이 더욱 제기되고 있는 것은 당시 군수와 관계가 깊은 노인회장이 이 사업을 유치했고 그의 아들이 공사를 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절차가 무시된 특혜성 지원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 그런데다 이 복지관이 최근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지은지 1년도 안 돼 비가 새고 2년이 넘도록 게이트볼을 하는 노인 20여명과 장날 이발소를 이용하는 노인들을 제외하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고 운영 프로그램도 전무하다는 점이다. 그런데다 건물자체가 전혀 실용성 없이 지어져 복지관으로 구실을 하려면 내부 공사를 다시 해야할 처지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 건물과 관련해 해남군은 2003년 민간으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아 직접 관리와 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건물이 비가 새는 하자가 발생하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지면 모 사회단체도 복지회관 2층을 사무실로 임대하려 했지만 사무실이 비좁고 비가 새 포기했다고 알려왔다. 송지복지관은 1층 식당과 이발소가 5일장 때 문을 열고, 2층 국악교실만 활성화되었을 뿐, 다른 시설은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설계상에는 1층에 전산실, 2층에 건강관리실을 두도록 하고 있지만 집기나 기기 없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현재 군에서는 이곳에 연간 운영비로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용으로는 관리비도 충당키 어려워 노인들과 면민들을 위한 운영 내용이 없이 개장 휴업상태다. 그런데다 시설을 짓기 전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운영주최와 운영비에 대한 고려가 전혀없는채 이 시설을 지었다는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 군이 기부체납 받기를 꺼려하는 이유도 건물관리와 보수뿐만 아니라 시설과 운영까지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방법과 운영주체, 운영비에 대한 대안도 없이 무리하게 설계변경까지 해가며 5억이나 추가 예산을 지원한 200평 규모의 이 건물은 사후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지복지회관은 2000년 송지면 노인당을 신축하려했다가 2001년 지역개발과 오지개발사업비로 예산이 3억원으로 늘었으며, 식당, 이발소, 전산실, 샤워실, 사무실, 남녀 노인실 등을 갖춘 100평 시설로 2001년 12월∼2002년 5월30일에 준공했다. 하지만 이 공사가 발주된 후 지역 노인회와 도의원, 면장, 군의원이 복지회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이 시설이 부족하다며 2층을 신축할 것을 군에 요청해 사회복지과에서 노인복지회관 건립 명목으로 2억원을 추가로 지원, 2002년 7월25일에 2차 완공됐다. 군 관계자는 민간에게 5억원을 줘 공사토록 한 것은 민간이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며, 이 사업의 운영주체가 운영계획에 따라 효율적으로 시설을 짓도록 하기 위해 민간자본적 보조사업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노인시설은 면단위에 큰 노인회관을 짓는 것 보다 읍에 노인종합복지관, 노인치매센터, 주간노인보호소, 사회복지관 등 규모가 큰 노인관련 시설이 많기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마을 단위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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