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농번기가 찾아오면 온 동네주민들이 하나같이 농부가를 부르며 한줌 쥔 모들을 투명한 무논에 채우는 푸르름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주민들이 함께하던 수고는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농지정리와 간척사업을 통해 이룬 기계·규모화는 더 이상 우리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을 담고 있는 민간협동체인 계와 두레를 필요치 않게 했다. 이윽고 계는 지자체의 민선과 맞물려 지역 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조장하며 그 본질이 훼손되고 퇴색 되었다. 앞으로 농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 목소리를 내는 힘이 필요하고, 협동정신이 우선시 되는 소 공동체 운영이 절실하다. 이제 농어촌과 농어업은 특별한 관광지와 유적지가 보전되어 있지 않더라도 하나의 관광 상품이다. 농어촌의 향토문화를 보존·개발하여 본격적인 주 5일 근무로 인한 도시민의 휴가·여가 활용의 공간이 제공되는 체류형 관광지가 조성 된다면 촌스러움과 농촌다움은 더 이상 사장되기보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돌파구가 되리라 본다. 체류형 관광지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개별 농가보다는 우선 마을 단위의 소 공동체가 구성되어야하고, 초기 소 모임운동의 주체는 부녀회, 농가주부모임, 생활개선회 등 각 지역 여성 단체가 주도해야 한다. 여성단체는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전통 농·어촌 테마 마을, 친환경 시범마을, 대단위 곤충 체험마을, 자연 생태 마을, 녹색 농·어촌 체험마을 등 관광 경영마을의 적극적인 참여를 고려해 봄직하다. 또한 각 지역의 전통 음식문화의 보존·개발에 힘을 쓰고 특산물 직판장·사이버 장터를 통해 홍보와 판매를 병행 할 수 있다면 이제 여성은 농촌사회를 이끄는 기수가 될 것이라 본다. 이제 농촌은 도시민의 가치관변화, 웰빙열풍, 생활방식에 따라 그 생명력과 가치를 더 할 것이다. 또한 그들과 함께 어울려 모내기를 하고, 새참을 먹는 그 시절은 반드시 도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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