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노동자임을 밝힌 공무원 노조, 그러나 일반 기업 노조와는 달리 노동자이면서도 공직자라는 또 하나의 기능 때문에 공무원 노조는 탄생 시점에서부터 공직사회 부조리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공무원노조는 뚜렷한 자기 색깔과 선을 가지고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공직사회의 한 축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공무원 노조가 분명한 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체성이 뚜렷한 조직이라는 반증일 것이고 그 점이 공무원 노조를 지탱해주는 건강성이라고 본다. 그러나 선이 분명한 조직일수록 그 선을 어겼을 때 사회적 평가가 냉철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곳에서 경험해왔다. 이번 공무원노조가 인사와 관련해 군수권한대행에게 녹음기를 들어대고 협상 아닌 협상을 한 것은 분명 힘의 과신에서 나온 것이라 본다. 정당성과 명분이 뚜렷한 일 일수록 그 과정에 대한 행위도 정당해야한다. 선진화된 사회일수록 결과와 명분보다는 과정과 행위가 중요시 되는 법이고 획일화되고 양극화된 사회일수록 과정은 무시되고 정당성과 명분만을 앞세우게 되는 법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극단적인 사고에서 폭넓은 사고로의 전환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즉 차이성보다는 동질성을 향한 사회적 통합이라는 노력에 우리사회가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해남군 공무원 노조가 추구하는 점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통합이라는 대명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공무원노조가 보여준 극단적인 행위는 분명 사회 통합보다는 사회를 극단화시키는데 가깝고 공무원노조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도 그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특히 공무원노조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공익적인 단체가 운영하기에 좋든 싫든 그 내용이 해남군 공직사회의 인식수준을 반영하게 되고, 무차별적인 상대방의 비난 글에는 극단적인 사고와 양극화된 사고만이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을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 공무원노조가 잘못된 일은 스스로 자정하려는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에게 거는 지역사회의 기대는 분명 크다. 공무원노조가 표방하는 분명한 선이 상대방을 평가하는데도 날카롭지만 나를 평가하는데도 날카로울때 공무원노조의 건강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 보며 지역통합을 향한 공노조의 공적기능도 더욱 빛을 발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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