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알람으로 눈을 뜨고, GPS 기반 앱으로 날씨를 체크하고 내비게이션을 켜고 운전한다. 물건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핸드폰 지문인증으로 결제하고, 취향에 맞는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며 지인과 카톡을 주고받고, 너무나 간편하게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우리의 모든 삶이 스마트폰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과 삶이 하나다.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우리나라 영화 하나가 개봉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비교적 직관적인 제목의 영화다. 스마트폰을 실수로 분실했다가 찾았는데, 내 정보는 물론 가족과 친구 관계까지 탈탈 털려 예상치 못한 범죄에 노출되는 과정을 그렸다.

우리 생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여서 더 아찔했다. 누군가 내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나를 관찰하고, 나의 통화내용을 엿듣고, 나인척하며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어떨까. 내가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며, 사람 간의 신뢰까지 건드리는 민감한 내용이라면 일상의 파괴뿐 아니라 나를 충분히 고립시킬 수 있는 섬뜩한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자, 그러면 이러한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배터리가 빨리 닳으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보안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스마트폰 초기화를 정기적으로 해주는 것이다. 핸드폰 전원을 껐다 켜는 것만으로도 일부 해킹을 막을 수 있다고도 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설치프로그램은 대통령이 보내도 설치하면 안 된다.

영화 속 연쇄살인마는 대단한 약점이 있는 유명인을 공격하는 게 아닌 평범한 20대 여성의 일상을 분석해서 주변인들을 잘라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스마트폰에 의해서 인간이 너무도 쉽게 고립될 수 있다는 현실에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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