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전 해남신문 대표이사)

 
 

'군민이 주인 되는 정론직필의 창간 정신을 되새기면서 해남의 발전과 해남군민의 행복한 삶을 목표로 지방권력을 감시·비판하고 군민들에게 유익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며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중략-우리 지역의 중요 현안과 공론화가 필요한 내용을 담는 발행인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5년 전 2018년 1월 발행인 칼럼을 시작하면서 드린 약속이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해남에 내려와 38년째 더불어 살맛 나는 해남공동체를 위한다고 살아왔습니다. 사람 사는 여정은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자수려하고 문화유산이 풍부하며 풋나락, 물감자라는 소박하고 정 많은 해남인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해남신문은 오는 6월이면 창간 33주년이 됩니다. 그동안 인터넷과 SNS 등 정보통신 매체의 발달로 젊은이들은 종이신문을 외면하고 농촌사회의 노령화 및 농어업 등 지역경제의 침체로 지역신문의 위기는 심화되어 왔습니다. 오늘의 족벌 중앙언론은 언론의 본래 사명에서 한참 벗어나 권력과 자본의 나팔수가 되었습니다. 이에 한국언론의 희망은 바른 지역 언론에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해남신문은 창간 정신을 바탕으로 언론의 정도를 지키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군민이 보고 싶어 찾는 좋은 신문을 만들려고 애써왔습니다.

해남신문은 전국의 1000개가 넘는 지역신문 중 유료독자 수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대표 지역신문으로 올해에도 언론진흥재단에서 우선지원 신문사로 선정되어 19년 동안 계속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흑자경영을 이루어 냈습니다. 해남신문이 제역할을 다해 왔다고 자만하지 않습니다.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군민이 주인 되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권력과 의회에 대한 비판·견제·감시활동이 부족하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인간생존의 절체절명의 과제인 기후위기 극복과 국가 안보 산업인 농업의 제자리 찾기로 농민의 행복권을 보장받는 방안도 해남신문의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위기 대응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남의 구조적이고 복잡한 현안에 대한 심층취재와 공론화를 통한 대안을 제시하는 대안언론의 역할도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해남신문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대변화에 앞서가는 젊고 열정적이며 유능한 젊은 새 대표이사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젊은 임원들과 직원들이 하나가 되면 변화와 혁신은 가능할 것입니다.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군민과 향우, 애독자 여러분의 지난날보다 더 열정적인 성원과 격려, 채찍과 충고가 절대적입니다.

나이 70이 넘으면 '하고 싶은 대로 행하여도 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습니다. 평화와 상생을 해치는 사유와 행동을 하는 이기적인 인간이 아닌 조화로운 자유인이 되어라는 얘기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온전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 성찰하고 깨우쳐 나가고 싶습니다. 나이 들면서 '꼰대' 아닌 어른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군민, 향우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 해남의 발전과 군민들의 행복을 위해 해남신문의 주인이 되어 주시길 앙망합니다. 그동안의 부족함, 너그러이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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