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명(해남YMCA 사무총장)

 
 

시민운동의 중요성

작년 가을쯤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 관련 수업에 '시민운동가'라는 주제로 강의한 적이 있다. 시민운동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한 학생이 '반란'이라고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이 학생처럼 시민운동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접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냥 목소리를 내는 집단의 사람들쯤으로 여기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조직으로 보일 수 있다.

시민운동에 대해 네이버 지식백과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시민운동이란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집단 행위로서,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는 특정 대안을 제시하건, 공익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되는 정책·제도·관행 등을 제거하도록 다른 시민들을 계몽하고 관계 기관에 자극과 압력을 행사하는 활동이다. 최근에는 시민 단체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시민운동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운동은 공익을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계몽하여 우리가 사는 사회를 더 살기 좋게 해보고자 하는 활동인 것이다.

지역의 운동을 중심으로

오늘도 휴대전화 속에서는 서명운동과 모금운동, 환경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중앙차원에서 정권퇴진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거기에 맞춰 해남에서도 다양한 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집회를 하곤 한다.

물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전국적인 의제로 만들어내고 소리를 모으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의 문제가 지역, 그것도 해남군이라는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피부에 와 닿지 못한다. 항상 그런 사람들의 시위 형태로밖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몇 해 전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및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지역 선배들의 공통된 의견을 들었다. 해남 시민단체는 단체의 분야와 관련하여 지역의 요구와 문제를 찾아내야 하고, 이를 의제화해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에 크게 동의한다. 그렇게 문제를 발굴하고 의제화시키는 게 실력이며, 거기에 대부분의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지역에서 시민운동은 성장할 것이고 더이상 그런 사람들의 시위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여러 사회변화 중 화상회의와 온라인 대화방은 가장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엔 서울에서 진행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나주역으로 가서 기차로 상경해 택시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여 5분 정도 발표하고 다시 해남으로 돌아오면 하루가 끝났었다. 오프라인 대면으로 얻는 성과도 있겠지만 허비하는 시간 대비 상당한 비효율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자

해남에서 어떤 운동을 하고자 할 때 100곳이 넘는 단체에 전화를 돌리고 예의를 차려야 할 곳에는 문건을 들고 찾아가 설득하는 형태를 취한다. 100곳이 넘는 곳에 앵무새처럼 종일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찾아간 곳에서는 서운한 소리만 듣고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일들을 소수의 운동가가 도맡아 진행한다. 힘들고 어렵고 내 돈 들이고 자칫 잘못하면 고발당하는 이런 일들을 이제는 조금은 수월하게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였으면 한다.

구독자가 많은 한 명의 유튜버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지역마다 있는 맘카페는 올라오는 글 하나가 여론을 형성한다. 해남의 시민사회단체도 온라인 운동 플랫폼에 모여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면 한다.

시민운동가들은 항상 변화하고, 시대적 흐름의 선두에 서야 하며,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남의 시민운동도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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