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용히 새해 첫날을 맞이해서일까, 뭔지 몰라도 별다른 느낌이 없다. 송구영신 예배나 타종행사에 참석하거나 해맞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조금은 이해된다. 우리는 매일, 매월, 매년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 다시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을지 모르겠다.

반복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건 매일 매일 반복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에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또한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고사성어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이라도 참고 계속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말들이다.

사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적성에 맞는 일이어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눈에 익숙해지고 경험이 쌓이면서 질리게 되기 마련이다. 슬슬 지루함이 느껴질 때면 반복하는 것에 지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럴 때마다 사고를 전환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좋은 강연을 듣거나 멘토를 찾기도 한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충분한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체력이 떨어지면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충격을 받은 후에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

반복과 지루함은 동의어가 아니다. 지겹고 지루하다는 생각 대신 익숙해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과일이 태양에 익숙해지면서 익어가듯 인생도 노력에 익숙해지며 점점 완성되어가는 것일지 모른다.

새해가 밝았다. 다시 시작이다. 오늘도 SBS!(Slow But Steady, 좀 느리더라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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