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후보 3명 재도전에 신인 맞서
예전 선거서 김·전복 어민 표심 갈려

 
 

해남군수협은 김성주 조합장이 3선 연임으로 퇴임함에 따라 새로운 얼굴을 맞이하게 된다. 지금까지 김중현(62·송지·김 양식) 전남도김생산어민연합회장, 박병찬(59·송지·전복 양식) 전 해남군수협 이사, 조윤석(59·송지·김 가공공장) 우리농수산 대표, 최영봉(62·화원·전복 양식) 어부애 대표 등 4명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조합원을 상대로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4명의 출마 예상자 가운데 3명이 재도전에 나선다. 3명이 송지, 1명은 화원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합장을 뽑게 될 조합원(유권자)은 현재 2413명. 이 가운데 송지에 3분의 1이 몰려있다. 해남수협은 한때 파산 직전에 몰린 만큼 조합원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예전 선거의 표심은 김 양식과 전복 양식 어민으로 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수협은 내년의 금융산업 위기 대처, 수산식품거점단지 안착, 만호해역 어업권 분쟁, 바다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 등의 현안이 놓여있다. 차기 조합장은 이런 현안을 잘 처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중현 전남도김생산어민연합회장은 어란에서 95년부터 28년째 김 양식을 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맡아오던 (사)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해남군지회장직을 지난 11월 그만두고 지금은 해남군 수산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민들의 협동조직체인 수협에 대해 어민들이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변화와 개혁을 통해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친숙하며 믿음을 주는 조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호해역 김 양식 어업권 분쟁은 법정 싸움이 아닌 전남도의 행정적인 중재로 해결해야 하는 데 미숙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라며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박병찬 전 해남군수협 이사는 4년 전 선거에서 47.3% 득표율을 기록하며 단 1표 차이로 낙선한 아픔을 갖고 있다. 당시 어민후계자 단체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으로서 회장 선거에 나설 계획이 있었으나 조합장 도전을 위해 뜻을 접기도 했다. 18대째 송지 땅끝마을을 지키는 토박이로 어려서부터 김 양식을 해오다 99년부터 전복 양식으로 전환했다. 그는 "전복, 연승어업 등 다양한 어업에 종사하면서 조합원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어민들의 피땀으로 생산된 해남의 수산물이 낮게 평가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해남 김의 브랜드를 대폭 강화하는 등 수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수협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김을 비롯한 모든 수산물을 널리 알리고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수협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윤석 우리농수산(김 가공공장) 대표도 재도전에 나선다. 4년 전 선거에서 득표율은 5.4%. 해남군수협에서 18년간 근무하다 김 가공공장 운영을 병행하기 어려워 퇴직했으며, 3년 임기의 비상임 감사를 두 차례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 해남군지회장을 그만뒀다. 그는 "기후위기로 양식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협이 본분을 지키는 정체성 회복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점포의 신용사업으로 이익을 창출해 배당하는 것도 좋지만 이보다는 일정 기금을 적립해 위기에 처한 양식업으로 힘들어하는 조합원을 지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작 어민들이 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수협이 내실을 기하고 조합원을 위해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봉 어부애(수산물 판매) 대표는 지난 2006년에 이어 17년 만에 조합장에 재도전한다. 3명이 나선 당시 선거에서 34.4%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수협 감사, 어촌계장, 수산경영인중앙연합회 해남지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3000칸의 대규모 전복 양식과 새우 양식을 하며 10년째 어부애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분쟁 중인 만호해역 어업권을 지켜내지 못하면 수협도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어 이를 제대로 해결해 조합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고 싶다"면서 "특히 수산물 브랜드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남은 전국의 물김 10%, 마른김 35%, 전복 10%, 자반 90%를 생산하고 있는데 정작 명품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면서 "수산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조합원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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