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웅(해남군 관광실장)

 
 

한 해의 가장 큰 행복은 한 해가 시작하는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은 연말연시에 추억의 장소나 의미 있는 명소를 찾아 해넘이와 해맞이를 한다.

이런 연유에서 땅끝해남은 해넘이와 해맞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인기가 높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마지막 해넘이, 다도해 사이로 수줍게 올라오는 일출은 한 해의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부터는 화원 오시아노에서 해넘이 행사를 새롭게 개최해 화려한 폭죽과 함께 저물어 가는 한 해를 정리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새해 일출 장소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북일 오소재에서는 떡국 나눔으로 훈훈한 온정을 나눈다.

특히 해남 대표 해넘이·해맞이 장소인 땅끝마을에서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달집태우기로 한 해의 액운을 막고 소원을 기원한다. 새해 첫날엔 정성껏 만든 띠배를 띄우며 산신과 용왕신에게 1년의 안녕을 염원하는 등 전통 풍습도 내려오고 있다. 한반도 마지막 지점이라는 특별함에 다양한 즐길거리가 더해져 매년 1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연말연시 땅끝을 찾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일상을 빼앗아 간 것처럼 해넘이·해맞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 또한 잃은 지 오래다. 2년여의 긴 터널을 지나 우여곡절 속에 전 국민적 동참과 예방, 방역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며 마스크 없는 연말연시가 되었지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이 일어난 이태원 참사는 다시금 '안전 최우선'을 일깨워 주는 아픈 교훈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 군도 연말연시 해남을 찾으려는 분들에게 아쉬움을 전한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땅끝마을 해넘이·해맞이 행사와 화원 해넘이 행사, 북일 오소재 해맞이 행사가 전면 취소됐기 때문이다. 대신 자연스럽게 방문하는 인파를 막기보다는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해넘이와 해맞이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군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새해가 시작하는 1월 1일까지 땅끝마을 맴섬 일원과 땅끝전망대에 안전선을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한다. 특히 CCTV관제센터를 이용해 다중밀집 상황을 전담 모니터링하고 관광객의 위험지역 출입 금지 및 분산 유도를 현장에서 계도할 예정이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서도 교통과 주차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땅끝마을 종합안내소도 24시간 운영한다. 또한, 지역민들의 일출 명소로 입소문이 난 북일 오소재 공원에는 최근 전망대가 조성되어 편의가 도모된 만큼 방문객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공원 주변 주요 지점마다 안전요원을 배치해 행사장 질서유지와 차량 안내 등에 적극 나서 빈틈없는 안전관리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안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안심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매뉴얼에 기반한 안전 계획이 수립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지난달 열린 해남미남축제에서 안전한 축제의 기준을 만들었다.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장 지도에 잘 따라주고 전 공직자가 나서 촘촘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해 16만5000여 명이 안전하게 즐긴 최고의 축제가 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가족과 동료, 수많은 인연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우리 군 공직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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