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키우며 화물운송업 하는 '1인 2역'

화물차 32년 무사고… 국토교통부 장관상 수상
소 6마리가 150마리… 작년 농림장관상 받기도

축산업과 화물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삼산면 김명재(57) 씨가 2년 연속 장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연말 농림축산식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 14일에는 제36회 육운(육상에서 여객 및 화물을 나르는 일)의 날을 맞아 국토교통업무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상은 이번에 전남에서 3명이 수상했고 해남에서는 김 씨가 유일하다.

김 씨는 20대에 해남에서 세차장을 운영했다. 화물기사들이 세차장에 자주 들러 교류를 해왔고 화물업에 관심을 갖던 중 뜻하지 않게 세차장을 정리하게 되자 26살의 나이로 곧바로 화물업에 뛰어들었다.

해남에서 전국 각지를 돌며 화물차로 농수산물을 실어 날랐고, 해남으로 다시 내려올 때는 건설자재나 공산품을 실었다. 30년 넘게 화물업을 하며 아찔한 순간도 많았지만 단 한 번의 사고를 내지 않는 무사고 운전을 했고 화물 납품 기일을 어긴 적도 없었다.

운행 중에 타이어가 터지거나 빙판길 등 악천후에도 운전대를 잡아야 했고 화물차를 배에 싣고 신안이나 제주 등 섬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다.

김 씨는 "수십 년 전에는 길도 좋지 않고 휴대폰도 없어 월동배추를 싣고 강원도 철원까지 가는 데만 10시간이 넘게 걸렸고 지도를 보며 중간에 공중전화로 상황을 체크하면서 갔다"며 "지금까지 납품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던 것은 신뢰감과 책임감을 지키지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화물업 외에 축산업으로도 성공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화물업을 하면서 지난 2011년에는 축사를 임대해 소 6마리로 축산업에 도전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소 개량사업에 성공해 지금은 새로 축사를 마련했고 소도 150마리로 늘어났다. 2018년에는 해남군 농업인대상을 수상했고 전남도 한우경진대회에서 세 차례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 같은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도 받았다.

이렇게 두 가지 일을 큰 문제 없이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이 컸다. 화물일을 할 때는 보통 1박 2일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데 그때마다 아내가 축사 일을 잘 이끌어왔다. 30대가 된 김 씨의 장남은 현재 사료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축사 일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명재 씨는 "그동안 일을 하면서 보람을 찾고 사명감을 바탕으로 쉴 틈 없이 일을 해온 것 같다"며 "앞으로도 차질 없는 화물운송과 해남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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