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민경석 농가서 6년 만에 결실
8월 초 첫 출하 이후 세 차례 수확
로컬푸드·인터넷 직거래 판로 확보

▲ 마산면 오호마을 민경석 이장이 비닐하우스에서 선인장 가지에 열린 용과를 살펴보고 있다.
▲ 마산면 오호마을 민경석 이장이 비닐하우스에서 선인장 가지에 열린 용과를 살펴보고 있다.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처음 만나보는 생소한 열대과일 가운데 하나가 용과이다. 이런 용과가 올해 해남에서 본격 생산되면서 로컬푸드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는 과일로 자리 잡았다.

마산면 오호마을 민경석(64) 이장은 용과를 재배한 지 6년 만인 지난 7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세 차례 수확을 통해 시중에 출하하고 있다.

민 씨가 용과를 처음 접한 것은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거래사업단장을 맡고 있던 당시 방문한 베트남에서 용과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민 씨는 "용과를 재배하는 밭에서 처음 보고 구미가 당겼으나 가져올 수 없었다"며 "1~2년 후 주변에서 우연히 베트남에서 가져온 세 그루를 얻어 비닐하우스 한 켠에 심었다"고 말했다.

세 그루의 용과가 수년의 삽목(가지를 잘라 심은 것)을 거듭해 이젠 130그루로 늘어났다. 민 씨의 비닐하우스 2개 동(380평)에는 지난해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70그루를 포함해 200주 정도의 용과가 재배되고 있다.

2016년 심은 세 그루의 용과는 증식 과정을 거쳐 6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수확은 지난 7월 말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달 초까지 이어졌다. 한 그루에 보통 50개가 열리지만 작은 것을 빼고 3000개 정도 수확했다. 이를 로컬푸드나 하나로마트로 출하하고 일부는 인터넷으로 판매했다. 가격은 개당 6000원으로 2개들이 세트를 1만2000원에 팔았다. 벌어진 과일은 4000원에 출하했다.

민 씨는 "용과를 처음 재배할 때는 주변에서 맛없는 과일을 왜 시작하느냐고 했지만 이젠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많은 홍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과는 10~30년 간 수확이 가능하고 수확을 하면 꽃이 계속 피어 1년에 4번 이상 딸 수도 있다. 다만 수확기에 비닐하우스 온도를 25도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난방비 부담으로 수확을 접어야 한다. 알로에 성분이 있는 용과 가지도 소득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매년 수 톤을 쳐내야 하고, 이를 화장품 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용과(龍果·dragon fruit)는 긴 선인장 줄기에 달린 열매 모습이 마치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과일 껍질도 용의 비늘과 비슷해 과일가게에서는 대표 미인으로 꼽힌다. 이런 독특한 외관의 과일을 쪼개면 하얀 과육에 깨 알갱이 같은 검은 씨가 박혀 있으며, 비타민C·황산화물질·칼슘 등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 씨는 "선인장과의 용과는 추운 겨울만 잘 견뎌내도록 재배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물만 주면 되기 때문에 틈새농업으로 제격이다"며 "수입산은 당도가 5브릭스 정도에 그쳐 주로 샐러드용으로 소비되지만 이번에 생산된 용과는 8~10브릭스를 유지해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고 말했다.

민 씨는 용과 외에도 비닐하우스 3개 동에 레드향과 2개 동에 무화과도 재배하고 있다. 또 오색향미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며 빨간쌀, 파란쌀, 검정쌀 등 5색의 쌀도 생산하고 있다. 4-H 연합회장, 기독교청년연합회장, 농업기술센터 친환경유기농연구회 감사 등을 거쳐 지금은 해남군친환경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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