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 3년 만에 대면 행사
생중계 끊기고 글로벌 축제 한계도

▲ 주무대에 설치된 베니쉬 LED에서 재현되는 명량해전.
▲ 주무대에 설치된 베니쉬 LED에서 재현되는 명량해전.
▲ 우수영관광단지에서 바라본 드론쇼 전경.
▲ 우수영관광단지에서 바라본 드론쇼 전경.

명량대첩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야간에 개막하는 등 다양한 야간볼거리를 통해 체류형 관광축제로 탈바꿈하고 미디어 해전재현, 드론쇼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로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 갔다.

하지만 해전재현 영상은 흥미를 끌기 부족했으며 개막식이 이원생중계된 해남 우수영관광단지내 영상은 수시로 끊어지는 버퍼링이 심해 몰입감을 방해하는 등 아쉬움도 많았다.

특히 축제기간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았지만 행사 안내판이나 식당 메뉴판 등에 외국어 표기는 찾아보기 어려워 앞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명량대첩축제는 정유재란 당시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친 기적의 승리를 기념코자 열리고 있지만 정작 관광객들에게 명량대첩의 의미를 알리는 프로그램은 부족하고 단순한 체험과 공연, 먹거리 위주로 구성돼 축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명량대첩축제는 '2022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란 주제로 지난달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해남 우수영관광지와 진도 녹진관광지 일원에서 열렸다.

명량대첩축제는 전라남도와 해남군, 진도군이 공동주최하고 명량대첩기념사업회의 주관으로 매년 가을에 개최되고 있다. 전남도는 3년 만에 대면형사로 열린 이번 행사에 1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해남군·진도군의 읍면민 출정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출정식(기념식), 미디어 해전, 드론쇼, 불꽃쇼가 펼쳐져 명량대첩축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기념식에서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출정선언만 진행된 후 내외빈들의 기념사와 축사를 없애 호응을 얻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해전재현은 컴퓨터그래픽스(CG)로 사전 제작된 해상전투 영상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하는 방식으로 올해 첫 시도됐다. 그동안의 해전재현은 해남과 진도 어민들의 선박이 조선 수군과 왜선을 재현해 실제 울돌목 바다에서 진행됐지만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일부에선 해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의 반복으로 식상하다는 반응에 변화를 준 것.

하지만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이 흐리는 해전재현을 CG만으로 표현한 데 한계도 따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 해전재현은 지난 1일과 2일 저녁에도 주무대에서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이날 300여 대의 드론이 울돌목 밤바다 상공을 날며 명량대첩 당시 일자진의 모습과 이순신 장군의 형상, 판옥선에서 불꽃을 장착한 포를 발사하는 등의 장면을 연출해 호응을 얻었다. 우수영관광지에서 바라본 드론쇼는 달을 비롯해 진도대교, 케이블카 야간조명과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이번 명량대첩축제에서는 국군의 날(10월 1일)을 기념해 해군과 해양경찰이 울돌목 바다에서 펼친 군함 해상퍼레이드, 400여 지역민이 만가를 이끌고 행진과 노래를 하며 한을 달래는 평화의 만가행진,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을 달래고 아픈 역사를 치유한 씻김국(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등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또한 명량 어린이 놀이터, 수군놀이 체험, 조선저잣거리 체험, 수군재건 스템프랠리, 어린이 마술공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우수영관광단지내 위치한 판옥선과 진도 이순신 동상에 빛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우수영관광지의 산책길에 연출된 '밤의 꽃길', 글로벌 작가인 아트놈의 대형 설치작품 등 야간 조명이 축제장을 수놓는 등 야간 볼거리가 발길을 붙잡으며 체류형 관광축제로 변화를 꾀했다.

일각에서는 해남군과 진도군이 공동 개최하다 보니 행사장이 너무 넓고 이에 따라 동선이 길어 오히려 관광객을 지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주차장 관리, 프로그램 지원, 군정 홍보 부스 운영 등을 위해 공무원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어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영수 기자 5536@hnews.co.kr

 

■ 이모저모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식 눈길

우수영관광단지 앞 정문에서 펼쳐진 수문장 교대식은 34명의 참가자들이 수군복을 입고 조선시대 교대식을 재현했다. 수군들은 각종 무기를 착용하고 악기들을 연주하면서 실제를 연상케 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수문장 교대식은 총 4회에 걸쳐 진행됐다. 수문장 교대식에 참가한 신봉재(54)씨는 "지난 축제에는 지역 고등학교와 청년들이 참가를 했는데 이번에는 주로 70대 이상 어르신이 대부분이다"며 "다음에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참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커서 해군이 되고 싶어요"

해군 3함대가 심해잠수 헬멧을 착용해보는 체험부스를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이날 해군은 실제 사용 중인 심해잠수복도 전시하고 정훈, 모병 등을 홍보했다. 헬멧 착용을 체험한 남녀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면 해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감놀이터에 어린이 몰려 

행사장 주변에 다양한 어린이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어린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부스인 '즐거운 오감놀이터'에서는 압화꽃 책갈피 만들기, 슬라임(끈끈한 물질 형태의 장난감), 에코백, 키링(열쇠나 물건 따위를 걸 수 있는 액세서리)을 만드는 체험이 진행됐다. 이 중 키링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1만5000개 김 나눔 행사도

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의 김 나눔 행사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이며 인기를 끌었다. 행사 기간 중 곱창돌김과 김밥김이 10장씩 들어있는 포장 김을 각각 1만5000개를 나눠줬다.
최봉학 한국마른김생산자협회장은 "해남 곱창돌김은 맛있기로 유명해서 찾는 사람이 많다"며 "우리나라 김은 116개국에 수출 중이고 특히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등에서 주로 판매된다"고 말했다.

 
 

11월 4일 미남축제서 만나요

이번 명량대첩축제는 11월 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해남미남축제를 홍보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개그맨 박성호 등이 참여해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기념사진을 SNS에 올리면 기념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불꽃놀이로 대미 장식

개막식 마지막 행사로 불꽃놀이가 10여 분간 선보였다. 불꽃이 하늘에서 터질 때마다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몰입하면서 감탄을 자아냈다. 한 어르신 참가자는 "지금까지 해남에서 본 불꽃놀이 중 제일 멋있었다. 내년에는 불꽃놀이를 더 길게 하면 좋겠다"로 말했다.

윤현선 기자 yhs@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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