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해남읍·주부)

 
 

지난달 해남군가족센터가 마련한 '2022년 행복한 부부학교' 4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번 부부학교 교육을 통해 우리 부부생활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힐링도 하고, 다른 부부의 모습을 통해 배울 것이 참 많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남은 삶을 좀 더 잘살아보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통했을까? 남편이 사업 여건상 선택을 하기가 힘들었을텐데 용기를 내줘 감사하고, 어떤 프로그램인지 알면서 물러서지 않아 더 감사하고, 또한 우리 부부가 선정되어서 더욱 감사하다.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은 부부인 것 같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깊은 대화를 하기 힘든 관계, 누구보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줘야 함에도 자신만 생각하고 더 깊은 상처를 안겨주는 관계가 부부이다. 얼마나 많은 부부가 서로에 대해 잘 알며, 배우자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위로해주며, 단점보다 장점을 찾아내 격려해주며, 자녀들 앞에서 배우자를 세워주며, 자녀들 앞에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갈까? 우리는 배우자의 삶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이번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선정위원회를 거쳐 선정된 14쌍의 부부는 다닐 때 항상 손을 잡고 다녀야 했다. 손을 놓고 다니면 벌금 3000원이 부과된다. 3일 동안 남편과 손잡고 다닌 시간은 아마도 평생 손잡은 시간보다 더 많을 듯하다. 나는 허니허니타임이 좋았다. 나도 몰랐다. 그렇게 남편 눈을 보기 힘들 줄은. 남편과 손을 마주 잡고 30초 동안 눈 맞추고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는 이 시간이 남편에 대한 나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매일 허니허니타임을 하면서 남편의 눈을 더 깊이 오래 바라보며, 눈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말들이 모두 사랑의 언어였다. 부부교육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매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보았다.

14쌍 부부와 함께 웃고, 울며, 감동 받은 2박 3일의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귀한 경험이었다. 마지막 날 우린 한마음이 되었다. 우리만 회복되어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회복되어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행복한 부부학교 4기생들은 계속 소통하며 소중한 만남을 이어갈 것이다.

이 사회의 모든 문제점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하고, 가정에서부터 회복이 될 때 건강한 사회와 나라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부부학교 교육을 다녀온 후 남편의 눈빛과 말투, 행동이 달라졌다. 나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느껴진다. 지금 나의 마음은 무척 가볍다. 행복한 오늘이 빛나는 미래를 열어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 날,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쓴 편지와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글을 읽어줄 때의 감동은 살아가는 내내 기억이 날 것 같다. 진솔하게 사랑의 마음을 담은 편지의 내용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주었고, 감동의 눈물은 마음의 상처와 응어리를 풀어주었다.

2박 3일 동안 웃고, 울고,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이 벌써 그리운 4기 동기생들과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 부부학교를 위해 기획·지원해주고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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