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중인 작품 '모란도'와 이강일 작가.
▲ 전시 중인 작품 '모란도'와 이강일 작가.

"해남은 작품 정체성 되찾은 길잡이요 시작점"

문예회관서 25일까지 '해남길 아리랑' 전시회 
대학 퇴임 이후 고향서 머물며 작품활동 계획

"충남 당진에서 작품활동을 해왔는데 정체성 혼란과 작품 소재 한계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그런데 고향인 해남에서 실마리를 찾게 됐고 이것은 나의 길이요, 또 다른 시작이 됐다."

해남읍 출신인 이강일(64) 작가가 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해남길 아리랑' 전시회를 열고 있다.

긴 종이를 잇대 안료로 그린 50여 점의 그림들은 그 소재와 색감에서 언뜻 민화를 떠올리게 한다. 두륜산 대흥사, 달마산과 미황사, 소나무, 모란, 나한상을 비롯한 해남의 자연풍광과 문화 등 작가의 성장 과정과 고향에 대한 기억을 담아냈다.

이강일 작가는 "달마산길 아리랑이라는 작품은 세로 2m, 가로 3m의 대작인데 소나무와 달마산의 능선을 담았다"며 "이는 땅끝 능선이 나의 역사와 해남 정신의 시작점을 나타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전남대 사범대 미술교육과와 홍익대 서양화 석사, 전북대 교육학 박사를 수료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객원교수와 강의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당진에 있는 세한대학교 공간문화컨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 해남에서 다니다 타향살이를 하며 지금의 자리가 만들어졌고 개인전과 단체전을 합쳐 100차례가 넘는 전시회에 참여했지만 고향에서는 이번이 첫 개인전이다.

우연한 기회에 고향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고 자연스럽게 고향을 방문해 옛 기억을 되살리니 작품 소재들이 끝없이 샘솟았다. 어릴 적 집 근처에 있던 상여집 거리에서 떠올린 화려한 꽃상여와 꽃상여를 꾸미는 모란은 다양한 모란도로 탄생해 전시회 한 켠을 밝히고 있다.

이강일 작가는 "나에 대한 정체성 혼란과 타향살이에서 오는 작품 소재의 한계가 고향이라는 시작점에서 술술 풀리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길이 시작된 셈이다"며 "정년 퇴직 이후 고향에서 자리를 잡고 마음껏 해남과 고향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길 아리랑' 전시회는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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