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범(해남종합병원 원무이사)

 
 

해남종합병원은 지난 1981년 3월 전국 군 단위에서 최초 '민간 종합병원 1호'로 출발했습니다. 올해로 42년째 전남 서남권 거점병원으로서 해남을 비롯한 6개 군지역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로 소임을 다해오고 있습니다.

해남종합병원은 현재 김동국 병원장의 선친인 행촌 김제현 박사가 지역에 수준 높은 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소명감으로 출발했습니다. 주변의 대도시 설립 의견에도 굳이 해남에 개원한 이유도 지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른 것입니다.

설립 당시 해남을 비롯한 인근 군지역에서는 오토바이나 경운기 등의 대형사고로 큰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환자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80년대엔 교통편이 좋지 않아 대도시에 위치한 병원으로 긴급히 환자를 이송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당시 개인 의원을 운영하던 김제현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해남에 종합병원이 절실하다고 느끼고 해남종합병원을 설립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개원 당시 9개 진료과, 86병상으로 출발해 지금은 20여 진료 과목, 30여 명의 전문의가 지역민의 건강 지킴이를 자임하고 있습니다. 병상 규모도 400병상 가까이 발전했습니다.

해남종합병원이 그동안 걸어온 과정을 보면 굵직한 발자취도 많습니다. 1993년 화원면 아시아나항공 추락 사건 때에는 의료진과 앰뷸런스가 투입돼 탑승객에 대한 헌신적인 구조에 나섰습니다. 이런 의료 활동으로 군 단위 종합병원으로는 최초로 국가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형사고 현장에서 종합병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농촌 고령화에 따라 지난 2005년에는 어르신 요양병원을 개원하고 2015년에는 전남도 공공산후조리원 1호가 개원하기도 했습니다.

의료진들은 설립 이래 종합병원으로서 고품격 의료 서비스를 위해 톱니바퀴처럼 서로 협력하며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3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부분 직원은 휴가도 반납한 채 코로나 백신 접종과 환자 관리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소아 환자들을 위해 밤 9시까지 야간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소아과 환자들이 야간에는 진료받기가 어려워 광주나 목포까지 원정을 가야 하는 등 불편을 많이 겪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해로 38년째 해남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남 군민 등 서남부 6개 군의 주민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해남종합병원은 해남에서 유일한 비영리법인 의료기관입니다. 지역민의 건강 지킴이로, 최고의 진단 병원으로, 가족 같은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해남종합병원은 종합병원이 아니다'는 음해성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해남종합병원은 전국 군 단위에서 최초로 종합병원으로 설립돼 40년 넘게 서남권 중심병원의 위상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루머에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종합병원의 기준을 굳이 말하자면 입원환자 100명 이상을 수용할 때 7개 필수 진료과목을 갖춰야 합니다. 300병상 이상일 경우 정신건강의학, 치과를 포함해 9개 이상의 진료 과목이 있어야 합니다. 해남종합병원은 현재 19개 진료과목에 39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습니다. 병원 분류는 개인 의원, 병원, 종합병원, 3차 의료기관(대학병원) 등 4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해남종합병원은 앞으로 오래된 본관을 철거하고 최신식 건물을 신축할 예정입니다. 입원이나 내원 환자의 불편을 없애고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목적입니다. 해남종합병원이 지금까지 지역민의 건강 지킴이로서 최선을 다해왔듯이 앞으로도 이러한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