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국가공인실천예절 지도사회 전남회장)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었다. 이 말의 발원을 찾아보면 공자의 후손인 공빈이 썼다는 '동이열전'에 실려 있는 말이다. 공자가 '동이라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예의 바른 민족이었음을 인정해 주는 대목이다.

한데 지금도 예의지국이냐고 물으면 초등학생도 머뭇거리지 않고 "NO"라고 응답한다. 그냥 아니라면 그나마 좋은데 '무례지국'으로 추락해 낯이 뜨겁다는 것.

이 책임은 자라나는 젊은 층이 아니고 기성세대가 2세, 3세를 잘못 가르쳤음을 인정하고 우리 세대에서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청소년 범죄가 늘고 흉포해져가고 있는데 강 건너 불 보듯 뒷짐만 지고 있다. 청소년 범죄를 없애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겠으나 모든 청소년이 성년례를 치르게 하는 방법을 취택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그 이유로 남녀가 결합,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혼인을 예로 들어본다. 비록 형식 의례에 불과하지만 혼인식을 치르고 사는 부부와 치르지 않고 사는 부부와의 차이는 크다. 일가 친척, 친지들 앞에서 사회적 규범을 성실히 지키겠다고 만인 앞에서 신성한 선서를 했기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반면 의식을 갖추지 않고 사는 부부와는 천양지간이다.

때문에 필자는 미풍양속으로 내려오는 성년식을 꼭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상들은 수천 년 전부터 반상을 막론 성년식을 가졌던 건데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왜인들이 강제로 중단시켜 60여 년간 끊겼다가 1973년 복원해 올해로 50회가 된다.

우리 해남은 향교가 주관이 되어 2005년부터 작명례와 더불어 두 행사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하고 있다. 전국에서 해남만 유일하게 두 행사를 계속 시행하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고 자부심도 갖는다.

필자는 국가공인 예절지도사로서 향교에 몸담아 업무를 맡아 처리해 왔기에 성년례 주례도 10여 년간 주도해 관심이 남달랐다. 전남도가 주관한 성년례 행사도 해남에 유치코자 해남군청과 협의를 마쳤다.

성년의 날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있는데 세 번째 월요일로 정해져 있다. 올해 성년의 날은 오는 16일이다.

성년의 날에 즈음하여 세계에서 가장 잘하고 있다는 유태인의 성년례는 어떻게 행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얘기하고자 한다. 이들은 13세가 되면 성년식을 갖는데 아버지가 주례를 맡고 장소는 반드시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서 행한다. 이유는 2000년 전 조상들이 로마군으로부터 학살을 당해 이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이다.

성년이 되면 성년식을 치르는 날에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성경책, 손목시계, 축의금을 받는다. 유태인이 성경책을 고집스럽게 선물로 주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들의 뿌리와 전통을 신앙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축의금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액수보다 거액이 출연되고 이 돈이 훗날 사업자금으로 긴요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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