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고 학생 10여 명 한달간 작업
유가족·학생·시민 등 인터뷰 담아

▲ 해남고 학생들이 팽목항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해남고 학생들이 팽목항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해남고등학교(교장 김종만) 학생들이 세월호를 기억하며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영상을 만들어 화제다.

해남고 학생자치회 소속 학생 10여 명은 해남문예회관에서 추모전시회를 열고 있는 나무움직임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부터 한달여 동안 진도 팽목항 등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학생, 방문객, 교사 등을 상대로 인터뷰한 내용을 영상으로 담았다. '기억을 되살리다'를 주제로 만들어진 영상은 20분 분량으로 각 그룹마다 다른 질문 등을 던지며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고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을 상대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는지, 참사 이후 안전문제는 달라졌는지에 대해 물었는데 학생들은 '배를 탈 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한 번 더 살펴본다'는 답변이 많았다.

교사들을 상대로는 당시 세월호에 탑승해 같은 상황을 맞는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물었고 일부 교사들은 '나보다는 학생을 먼저 대피시켜야겠지만 교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답변도 있었다.

유가족들에게는 희생된 자녀가 꿈속에 나온다면 어떤 말을 할 것인지를 물었다. 한 유가족은 '자녀가 다른 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했는데 결국 우리가 우겨서 단원고를 가게 됐고 참사의 희생자가 됐다며 자녀에게 그 때 너의 결정을 따랐다면 행복했을 텐데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반 시민 방문객들에게는 팽목항의 세월호 기억공간이 왜 유지돼야 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이 추모 영상은 15일 해남고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와 16일 추모 당일 진도 팽목항과 해남군민광장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또 해남문예회관 다목적실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추모 전시회장에서도 방문객들과 함께 영상으로 만날 예정이다.

제작에 참여한 조현솔(3년) 군은 "우리가 인터뷰를 하고 영상을 제작하는 자그마한 행동들이 유가족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우리 학생들이 공부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좀 더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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