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부부 오로빈·배윤정

▲ 서울에서 화산면 대지마을로 귀촌해 해남읍에서 요가학원 '해남요가일상'을 운영하고 있는 오로빈(41)·배윤정(39) 부부.
▲ 서울에서 화산면 대지마을로 귀촌해 해남읍에서 요가학원 '해남요가일상'을 운영하고 있는 오로빈(41)·배윤정(39) 부부.

2년 전 서울생활 접고 정착
요가공동체·마을조성 꿈

서울에서 해남으로 귀촌한 뒤 요가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청년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로빈(41)·배윤정(39) 부부로 화산면 대지마을에 살면서 해남읍에서 해남요가일상이라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해남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2년 전. 서울에서 요가학원을 운영해왔지만 오 씨의 어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은데다 그동안 쫓기듯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해온 삶을 되돌아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귀촌을 결심했고 연고가 없지만 왠지 마음이 끌리는 해남을 선택하게 됐다.

이들에게 요가는 직업이 아니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자 행복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지칠 때 우연히 알게 된 요가를 통해 위로받고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요가를 이어가고 있다.

요가를 운동의 개념으로 여기고 유연하지 않은데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찾아오는 수강생도 있지만 마음이 괴롭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배우러 왔다는 수강생도 많다.

오로빈 씨는 "요가를 통해 밝아지고 마음의 문을 열며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요가는 몸의 유연성은 물론 마음의 유연성을 얻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탐구하며 삶을 풀어가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1년 전 학원이 오픈하던 날에는 대지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찾아와 시계를 선물하며 축하해주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이런 응원을 발판 삼아 수강생들도 늘고 있다.

요가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일도 즐거움이 쌓여가며 귀촌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가고 있다. 특별한 시간이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동네를 산책하는 것만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행복으로 다가오고 발 닿는 모든 곳이 여행지에 온 것과 같다. 또 밭에서 바로 캐낸 반찬거리를 챙겨주는 마을 주민들의 인심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느끼기도 한다.

이 부부는 요가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SNS를 통해 알리고 있고 동영상 지도를 통해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따려는 예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의 삶이 전해지며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배윤정 씨는 "해남에서 여행을 즐기던 연인이 여행코스의 하나로 요가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어떤 모녀는 한 달 동안 이곳으로 내려와 요가를 즐기며 생활하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며 "한 지인은 해남으로 귀촌을 진지하게 고민해 상담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외지에서 요가가 좋아 해남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해남읍에 작은 아파트를 얻어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오로빈·배윤정 부부는 "앞으로 요가공동체나 요가마을을 만들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함께 모여서 수행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다"며 "더불어 청소년들이 일찍 요가를 접할 수 있도록 앞으로 청소년들을 상대로 무료 지도에도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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