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양봉농가 90%가 피해
'집단실종' 벌통 1만1921군
정확한 원인은 파악 못해
해충·이상기후 영향에 무게
해남군, 입식비 50% 지원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면서 해남의 87농가에서 1만1921군(벌통)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98개 전체 양·한봉 농가의 88.8%에 이르고, 2만3479군의 50.1%에 달한 것이다.

해남군 축산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꿀벌 집단 실종을 조사한 결과 꿀벌을 키우고 있는 98농가의 90%에 육박하는 87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이 사라진 벌통도 전체의 절반 이상인 1만1921군에 달했다. 1개 군에 2만 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어 2억 마리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1월 초 현지 조사에서는 44농가, 6264군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남도가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피해조사를 한 결과 목포를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꿀벌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도내에서 1280농가, 10만8870군이 피해를 입었다. 전남은 1831농가에서 24만1777군을 키우고 있어 45% 정도의 벌통에서 벌이 사라졌다. 해남의 경우 68농가에서 9913군이 피해를 입었다. 해남군의 조사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30군 이상 등록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때문이다. 이러한 꿀벌 실종은 전남뿐 아니라 경남, 제주 등 남부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충청 등 중부지역에서도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당국은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농진청은 이상기후와 해충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생성 해충인 응애류가 장마가 끝난 지난해 8~9월에 발생했으나 이를 몰라 적기 방제를 하지 못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이상기후도 지적됐다. 지난해 9~10월 저온현상이 발생해 일벌들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8월 이전 태어난 상대적으로 늙은 일벌들이 월동에 들어갔다. 이러던 중 지난해 11~12월 고온현상으로 꽃이 개화하면서 화분 채집 등 외부 활동에 나섰으나 기온이 낮아지면서 체력 소진으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해남군은 입식을 희망하는 48농가를 대상으로 7억원의 예비비를 투입해 입식비 지원에 나섰다. 군이 1개 벌통 입식비(25만원)의 50%를 지원하고 농가가 나머지 50%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모두 2800군에 대해 지원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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