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해역(마로해역) 김 양식장 어업권을 둘러싼 기나긴 분쟁은 온통 뒤엉켜버린 실타래와 같다. 그런 얽힌 실타래에서 점차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만호해역 김 양식장을 생계 터전으로 삼고 있는 해남 어민 대표들은 이번 주 초 전남도청에서 진도 어민과 한자리에 앉았다. 전남도의 중재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양측 어민들은 그동안 두 차례의 만남과 달리 갈등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진도 측은 해남에서 방안을 마련해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진도군수협에 내는 어장 임대료를 올리고 진도 앞바다의 새우조망의 대체어장 조성 등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협상안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남 어민 대표들은 이날 만남을 토대로 어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고 해남군, 해남군수협과 협의를 거쳐 오는 30일 도청에서 만나 진도 측에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남도가 예전의 뒷짐 진 제3자 입장에서 벗어나 가능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당근책을 내민 것도 작용했다고 본다. 전남도는 양측 어민의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 진도 어민들에게 만호해역을 양보하는 대신 대체어장 조성에 적극 나서고 각종 보조사업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 본지는 지면을 통해 전남도의 적극적인 다리 역할을 수차례에 걸쳐 주문했다. 구체적인 중재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차에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해남군청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조정역할을 다짐했다. 도지사의 다짐에도 전남도의 소극적인 자세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급기야 해남 어민들은 지난달 전남도청으로 몰려가 적극적인 중재와 해결책을 촉구하는 시위와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전남도의 해결을 위한 이번 노력은 다행으로 받아들여진다.

지금은 40년의 해묵은 어업권 분쟁 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이다. 이를 놓친다면 이런 분위기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곧 다가올 대법원의 판결이 이미 패소한 1심과 2심의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법원의 결정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해남 어민들은 물론 해남군과 해남군수협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묵은 분쟁이 재연되지 않도록, 가능한 진도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 약자는 해남이고 그래서 아쉬운 입장이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분쟁을 종식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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