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해남종합병원장실에서 북일의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후원금 전달식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장검수 북일면주민자치회 부회장, 김동국 해남종합병원장, 신평호 주민자치회장.
▲ 지난 8일 해남종합병원장실에서 북일의 작은 학교 살리기를 위한 후원금 전달식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장검수 북일면주민자치회 부회장, 김동국 해남종합병원장, 신평호 주민자치회장.

김동국 해남종합병원장, 북일주민자치회에 후원금 

"소멸 위기의 농촌 인구 증가에도 성과 거둬 감명"
신평호 자치회장 "많은 분 관심으로 큰 고비 넘겨"

북일면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한 북일초, 두륜중의 작은 학교 살리기 캠페인이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칫 폐교 위기에 내몰린 북일초는 새 학기를 맞아 재학생이 37명(할머니 학생 4명 제외)으로 늘었고 두륜중도 24명에 달한다. 유치원은 19명으로 두 개 반을 만들어야 했다.

특히 오는 11월 11일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 북일초는 향우회와 동창회에서 알찬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구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1949명이던 북일의 주민은 지난달 말 2020명으로 71명이 늘어 2000명대를 회복했다.

이런 성과는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뭉친 주민들의 의지와 다양한 혜택이 바탕이 됐다. 그렇지만 전입 주민에 대한 혜택 가운데 빈집 리모델링 비용과 전입 신입생에 대한 100만원의 장학금 지급은 주민자치회에 큰 재정적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장학금 지급 대상은 1명이 늘어 28명으로 2800만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해남종합병원에서 장학금 명목의 후원을 하겠다는 것.

지난 8일 오전 해남종합병원장실에서 뜻깊은 후원금 기탁식이 열렸다. 김동국 병원장이 신평호 북일면주민자치회장에게 200만원을 전달한 것이다. 전달식에는 북일면주민자치회에서 신 회장, 장검수 부회장, 정순화 간사가 참석했다.

김동국 병원장은 이 자리에서 "농촌의 최대 화두는 인구소멸인데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져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북일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와 인구 늘리기 운동이 큰 성과를 낸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조그만 도움을 통해서라도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당초 조용히 전달하려 했으나 "많은 분에게 알려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면 좋겠다"는 주위의 의견을 따랐다는 후문이다. 김 병원장은 북일과 인연이 깊다. 북일이 외가이고, 어머니는 북일초 졸업생이다.

신평호 북일면주민자치회장은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원장님에게 감사드린다"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덕분에 일단 재정적으로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원금은 빈집 수리와 장학금으로 쓰인다"며 "전혀 모르신 분들도 도움을 주면서 큰 힘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어려워 후원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일면에 입주하려는 대기자는 47가구에 달한다. LH의 매입임대주택이 추진되면서 20가구 정도는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민자치회는 LH 측의 요청으로 면소재지나 학교 인근을 중심으로 3000평 규모의 주택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날 화제는 자연스레 주민자치회 활동으로 이어졌다.

북일에 이사 온 22가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30~40대의 나이로 만족감이 아주 높다고 했다. 신 자치회장은 "도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항상 조마조마했으나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고 한다"면서 "전입한 주민들은 식당 창업 전 단계로 급식실에서 일하거나 택배기사, 전기기사, 사무직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도 "주민자치회는 정말 뜻깊고 보람있는 활동을 한다"면서 "농촌에도 찾아보면 좋은 일자리가 많아 일선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연령층이 전입하면 더 활기찬 농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일면주민자치회는 작은 학교 살리기에 이어 시장 살리기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장검수 주민자치회 부회장은 "북일에서 생산되는 어패류와 수산물, 부추, 감자 등 특산물의 브랜드 가치가 높지만 이를 유통할 좌일 5일시장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유통마진을 없애는 등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적정한 가격에 특산물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만들어 시장 활성화에 나설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일면주민자치회가 작은 학교 살리기에 이어 전통시장 살리기를 제2의 성공 모델로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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