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어민들, 도청 앞서 '단체 삭발'
방관자 벗어나 책임 있는 중재 촉구
"생존 위한 목숨 건 투쟁" 한목소리
전남도 "해결방안 적극 찾겠다"

▲ 지난 16일 해남어민들이 전남도청 앞에서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결의대회와 삭발식을 가졌다.
▲ 지난 16일 해남어민들이 전남도청 앞에서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결의대회와 삭발식을 가졌다.
 
 

해남 어민들이 전남도청 앞에서 단체 삭발을 하며 만호해역에서 김 양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김영록 도지사와 전남도가 직접 나서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호해역에서 김 양식을 하고 있는 174명의 어민들과 가족 등은 지난 16일 전남도청 앞에 모여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결의대회와 삭발식을 가졌다.

어민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해남은 만호해역까지 3km로 진도의 8km 보다 훨씬 가까우며 40여 년 해남의 어민들이 숱한 사고와 실패를 거듭하며 일궈놓은 곳을 낡은 제도를 앞세워 전부 내놓으라 한다"면서 "대대로 만호해역을 지키고 경작해온 175가구와 600여 어민의 유일한 생계이자 삶의 터전을 잃지나 않을까 탄식과 절망의 나날을 보내는 있어 전남도와 김영록 도지사는 책임지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남군 만호해역 분쟁대책위원회 박태양 위원장은 "만호해역의 반복적인 분쟁의 책임에서 전남도와 도지사는 절대로 자유롭지 못한다"며 "김영록 도지사는 수 차례 해결책을 중재한다고 약속했으나 그 말은 현재 어민들에게는 거짓말이 되어가고 있어 법원 뒤에서 숨은 방관자에서 도민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책임있는 중재자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투쟁은 이익을 늘리려는 투쟁이 아니며 낡은 제도와 행정을 고쳐 지역사회의 화합과 나아가 전남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다"며 "오늘은 비록 나약한 주민들이 머리를 깎고 눈물을 흘리겠지만 생존의 터전과 유일한 생계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어민들과 주민들의 목숨을 건 투쟁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만호해역에서 김 양식을 하고 있는 174명의 어민들은 단체 삭발을 이어가며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후 도청 주위를 행진하고 도지사 면담을 요청코자 도청 로비까지 진입했다. 어민들은 이날 도청앞에서 밤을 지새우며 집회를 이어갔다.

다음날인 17일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나와 해남과 진도 어민들이 만족하는 해결방안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민들은 전남도의 입장을 듣고서야 집회를 마무리했다.

해남 어민들이 개척해 김양식을 시작한 만호해역은 진도군 관할로 진도군수협이 어업면허를 가지고 있으며 해남군수협과 행사계약을 통해 1370ha를 해남에서 김양식을 해오고 있다.

어업면허가 갱신되는 지난 2020년 진도 측이 행사계약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해남군수협과 어민들은 행사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심과 2심에서 진도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을 앞두고 해남과 진도 어민대표와 수협조합장, 전남도 등이 대법원 판결에 무조건 승복하고 판결 전까지 해남 어민들이 김 양식을 한다는 협의확약서가 작성됐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을 앞둔 해남 어민들은 불안감에 싸여있다.

한편 해남군이 지난 2020년 10월 진도군과의 해상경계가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한 상황이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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