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올 김 농사 사실상 끝났다"
해남 피해 규모도 160억원 넘어서
겨울적조 원인 몰라 예방대책 막막

▲ 지난 8일 해남군과 국립수산과학원,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등이 겨울적조 발생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하고 있다.
▲ 지난 8일 해남군과 국립수산과학원,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등이 겨울적조 발생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하고 있다.

겨울적조로 물김이 노랗게 변하는 황백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복먹이로 사용되는 다시마와 곰피 등도 녹음 현상이 발생하며 피해가 번지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황백화 현상으로 29개 어촌계 581명의 어민이 2980ha에 달하는 피해를 보았다. 해남 김 시설 중 31%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16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육종연구소와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해남지원이 조사한 결과 김 양식장 내 구조류인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발생하면서 해수 속 영양분을 섭취하며 영양염의 농도가 낮아져 황백화 현상이 발생했다. 겨울적조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예방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군은 겨울적조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자 관련 기관들과 조사를 시작했으며 피해가 커짐에 따라 김영록 전남도지사, 윤재갑 국회의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피해현장을 방문하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김 외에도 전복 먹이로 사용되는 다시마와 곰피가 겨울적조로 엽체 녹음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송지면 어란·어불·송호, 화산면 중마어촌계지선에서 108명의 어민이 168ha에서 1억3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겨울적조가 점차 퍼지고 있어 피해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지면 김동조 동현어촌계장은 "해남에서 겨울적조가 발생한 것은 처음 보는 일이고 많은 어민이 황백화가 나타난 김발 철거에 들어갔다"며 "4월까지 물김을 생산하는 황백화가 발생하면 더는 수확할 수 없어서 올해 농사는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11년 전쯤 충남 서천에서 겨울적조가 발생해 3년동안 겨울마다 적조가 왔다고 하는데 내년에도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어떤 이유에서 적조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고 어민들이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군은 지난 3일 물김 폐기(수매) 처리를 위해 국비 30억원, 도비 10억원 등 40억원을 지원해줄 것을 전남도에 건의했다. 자체적으로 물김 출하조절 지원을 위한 예산 3억원(해남군수협 2억원, 군비 1억원)과 황백화 물김 수거를 위한 어선 임차료 2억5200만원을 투입해 황백화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물김 수거와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겨울적조 발생원인을 파악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피해규모가 산정되면 해수부와 전남도에 피해 복구계획을 제출해 어민들을 위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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