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90일로 늘려 단맛 줄이고 고유 맛
2000만원 넘는 60도 소주도 4월께 준비

 
 

11만원하는 막걸리에 이어 이보다 10배나 비싼 110만원짜리 막걸리가 나왔다. 화산에 위치한 '해창주조장'이 지난 설 직전에 한 병(900㎖)에 110만원짜리(18도)를 출시한 것이다.

해창주조장 오병인(61) 대표는 "흔히 고급주 하면 위스키나 와인을 연상한다"며 "발효를 잘 거친 전통주도 이런 고급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평소 철학을 담아냈다"고 말했다.

110만원짜리 막걸리는 달 착륙선에서 이름을 따 '해창 아폴로'로 명명했다. 그렇더라도 왜 이리 비쌀까.

오 대표는 막걸리 내용물을 제외한 용기 등의 실제 제작비용이 75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용기인 도자기는 전남도 공예명장 1호로 황산에서 화원요를 운영하는 정기봉 도예가의 작품이다. 도자기 용기에는 24k 금 한 돈으로 '해창'이라는 글자를 새겼다. 24k 금 한 돈(3.75g) 가격이 30만원을 넘고 제작비용도 들어간다. 여기에다 도자기, 케이스 등이 수반된다.

이를 빼더라도 막걸리 가격은 35만원이다. 오 대표는 공정과 발효에 정성과 시간이 많이 투자됐다고 했다. 일반 막걸리의 숙성기간은 30일, 18도는 60일인데 반해 90일의 발효를 거쳤다는 것이다. 때문에 단맛이 줄어들고 전통막걸리의 고유한 향과 깊은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자기 용기 200개 정도 확보해 출시했으나 본격적인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 대표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애호가들의 수요를 기대한다"면서 "금 한 돈이 붙어 있는 도자기 용기는 소장 가치도 있어 올해 추석에 선물용으로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택배 주문도 조심스러워 주조장을 찾아 직접 구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3~4월께 2000만원이 훨씬 웃도는 소주 패키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알코올 도수 60도인 소주는 외세로부터 자존심을 지키자는 차원에서 팔만대장경의 이름을 따 '대장경'으로 정했다. 소주잔과 패키지로 2320만원에 출시할 예정이나 주세가 포함되면 소비자가격은 훨씬 높아진다. 계량 단위가 음각된 소주잔은 24k 순금 50돈으로 만들어진다. 소주잔 하나 제작비용만 200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60도짜리에 이어 35도, 45도 소주도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오 대표는 "해창주조장은 원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면서 "자긍심을 갖고 여러 도전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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