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발식 가진 박태양 어란어촌계장

 
 

해남 어민 피땀으로 일군 김양식장
삭발로 어민들의 절박한 심정 표출
오는 16일 진도군청 등서 차량집회

해남과 진도어민들이 김 양식을 위해 만호해역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법정다툼이 2년이 되어가고 있다.

만호해역 행사계약 이행을 위한 민사재판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으로 3월 중 심리에 관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어민들이 대법원 판결에 무조건 승복하고 판결 전까지는 해남어민들이 김 양식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한 확약서에 따라 해남이 대법원에서 패소하면 해남은 만호해역을 사용할 수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6일 송지면 어란물김위판장 앞에서는 박태양(58) 어란어촌계장이 어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리고자 삭발식을 했다.

박 어촌계장은 어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만호해역을 죽는 한이 있어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어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자 삭발했다. 지난 9일 해남군수협 어란지점에서 박 어촌계장을 만났다.

- 삭발식을 한 이유는.

"김 양식을 하는 어업인 174명과 가족 등 500명이 넘는 주민이 만호해역을 삶의 기반으로 살아왔다. 만호해역을 잃으면 어민들은 삶이 막막하다. 재판에서 연이어 패소해 어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의욕마저 잃었다. 만호해역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어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알리고자 삭발을 결심했다."

- 어민들의 상황은.

"김 양식을 위해 매일 바다에 나가고는 있지만 얼굴에 그늘이 져 있다. 따로 농사짓는 것도 아니고 김 양식이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어민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이어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1인당 양식 면적이 해남보다 10배나 많은 기업형으로 김 양식을 하는 진도에서 생계형인 해남 어민들의 목숨줄을 뺏으려 한다. 해남은 3면이 바다이나 어장이 좁아 만호해역을 뺏기면 갈 곳이 없다. 대부분 빚 내서 양식하고 있는데 바다마저 뺏기면 큰일이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유입되면서 융자를 받아 양식하면서 갚아나가고 있는데 후폭풍이 클 것이다. 어민뿐만 아니라 수협, 지역 사회가 휘청거리는 타격이 우려된다."

- 앞으로 계획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을 결정하면 정말 끝이다. 생존권이 걸린 바다를 누가 포기하려고 하겠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해남 어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릴 계획이다. 해남군민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응원과 관심을 주고 있다. 대법원에 탄원서와 개인 호소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 오는 16일에는 어란위판장에서 삭발식을 갖고 차량을 이용해 진도군청, 진도군수협 등으로 이동하며 우리의 입장을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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