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산이농협의 겨울배추계약재배 농가와 수요처인 김치가공공장이 우수농산물생산과 성실한 가공판매를 다짐하는 날이었다. 산이면 101명의 배추재배 농민들은 먼저 대구 정안농산(주)을 방문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식사를 한 후 현황설명을 듣고 현장견학에 들어갔다. 엄선된 배추와 양념을 사용하여 자동화 된 최신식 시설에서 만들어진 위생적인 김치를 시식한 후 배추작업 현장에서 품위기준을 놓고 농협검품직원들과 언쟁을 벌여오던 농업인들은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다음날은 국내 굴지의 김치생산업체인 종가집식품 거창공장을 방문, 약 30분간의 영상물을 시청한 후 견학단은 김치생산현장에서 고품질김치 생산을 위한 배추의 검수기준과 농약 및 비료의 안전사용 기준 등 재배상의 준수사항을 담당자로부터 청취했다. 이 공장들은 산이농협이 배추를 공급하는 거래처여서 농가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배추가 김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내가 생산한 배추가 과연 좋은 품질한지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조합의 임원들과 작목반회장, 재배농가 대표들은 공장장을 비롯한 관리직 직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배추의 생산현황과 전망, 그리고 친환경농산물 생산 및 유통의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수입이 늘고 있는 중국산 김치, 과잉생산 되고 있는 국내 배추,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기호 등에 맞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생산업체와 농가들은 상호다짐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귀향버스에 몸을 실었다. 금번 선진지 견학을 통해 농산물시장 개방과 중국배추 및 김치 대량수입의 폐해에서 배추재배농업인과 김치가공, 유통업체가 상생하는 길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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