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심신 잠시 쉬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주말 숲길체험, 한문마당, 작은음악회 등 인기
해남불교 각종 체험.문화공연으로 자신만이 색깔

인간이 느끼는 번뇌와 갈등,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속세의 세계를 벗어난 무욕의 세계를 꿈꾼다.  무욕의 세계 길목에서 인간 모습 그대로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사찰, 이젠 그 사찰들이 인간의 번뇌만이 숨쉬는 속세로, 무욕의 세계를 이끌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속세에서 지친 몸 잠시 쉬고 갈등과 번뇌를 잠시나마 접어둔 채 부처의 세계에서 삶의 새로운 충전을 기약하는 해남지역 각 사찰의 참선 교육이 갈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중 속에 부처의 진리가 있는 듯 우리지역 사찰은 중생들의 일상의 삶을 그대로 끌어안고 더 나은 단계의 삶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와 참선 체험 행사로 자신의 모습을 뚜렷이 새겨 나가고 있는 중이다. 전국사찰 최초로 열려 지금은 전국사찰로 퍼져나간 대흥사 주말 숲길체험은 3년째 6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사진〉 종교적 색채를 떠나 자연과 함께 편히 쉬었다 돌아가는 대흥사 주말숲길체험은 그 넉넉한 만큼이나 인상깊은 사찰체험.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을 대상으로 한 참선수련회도 대흥사의 열려있는 또 하나의 종교체험활동이다. 그가 어떠한 종교적 색채를 가졌든 부처의 세계에 온 순간만큼은 그저 편히 쉬었다가길 바라는 대흥사 참선수련회도 숲길체험만큼이나 가벼운 마음자세로 발우공양이나 다도, 명상, 숲길 걷기, 산행 등으로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이 여름 한문학당도 준비하고 있는 대흥사는 대중과 함께 하려는 포교사찰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교활동에 관한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대흥사의 이러한 전통은 올 부처님 오신날 봉축행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번 봉축행사는 장엄한 예식보다는 종교적 색채를 떠나 많은 군민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과 행사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대흥사 말사이면서도 강한 흡인력으로 세속의 인간을 쉼없이 끌어안은 미황사는 가장 대중적인 사찰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산사에서의 열린 음악회,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이라는 주제로 매년 열리는 미황사 작은 음악회는 꽃보다 사람을 더 아름답게 생각하는 미황사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물이었다. 지금은 그 어느 사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행사가 됐지만 그 시초는 미황사가 열었다.  남쪽끝 사찰에서 열리는 미황사 어린이 한문학당, 여름과 겨울 전국의 어린이들은 7박8일 동안 적멸도량의 사찰에서 한문교육과 문화체험, 예절, 참선, 다도, 산행 등을 오롯이 체험한다. 참선수련회, 어린이 연등꽃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열어온 미황사는 올 여름 중학생들을 위한 미황사 문화체험학교와 부처님 오신날 행사로 제1회 땅끝노인 노래자랑 및 경로잔치도 준비 중에 있다. 속세로 내려와 부처의 가르침을 옮기려는 이같은 해남지역 불교계의 움직임은 불교대학에서 그 진수를 발견할 수 있다. 6년동안 500여명의 학생을 배출한 불교대학은 우리지역 대표적인 민간 대학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인간에게 정신적 풍요를 제공해 더욱 활기찬 삶을 영위토록 문을 연 불교대학은 지역사회 정신 영역에 기여코자 하는 목적에 맞게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명사 초청 강연회를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해남지역 사찰의 문화는 결국 대흥사와 미황사가 전남 유일의 외국인 참여, 템플스테이 사찰로 지정되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사부대중을 위해 갈수록 대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있는 사찰들, 그 대중이 무슨 옷을 입고 무슨 생각을 하든 부처님 앞에서는 모두가 소중한 인간이기에 사찰은 그들에게 문을 더욱 활짝 열어 제치는 것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서의 사찰의 역할과 쉼터로서의 기능을 뛰어넘어 아예 대문을 속세 속으로 옮기려는 우리지역 사찰의 움직임은 분명 해남의 정신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또 하나의 소중한 지역 유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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