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열 씨가 자신이 생산하고 포장한 채소를 로컬푸드 직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 김재열 씨가 자신이 생산하고 포장한 채소를 로컬푸드 직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힘들지만 도매시장보다 많이 남아요"

전날 저녁 소포장, 이튿날 아침 진열
휴대폰 통해 판매 파악 '개인 장사'

현산면 월송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재열(60) 씨는 상추를 비롯한 다양한 쌈채소와 가지, 애호박 등 15종류의 농산물을 해남군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하하고 있다. 지난해 임시직매장에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3일을 제외한 매일 직매장에 출하하고 있다.

15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인 해남으로 돌아왔다. 태어나 자란 곳은 황산이지만 현산 월송리에 자리를 잡고 마늘 등 농산물 유통을 하며 장사에 나섰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고자 귀농 2년 후부터는 비닐하우스 300평에서 상추 농사를 시작했다.

공판장과 도매시장 등에 상추를 출하했으나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완도의 횟집과 상가를 돌며 직접 납품해 왔다. 해남군에서 로컬푸드를 육성하면서 상추를 비롯해 각종 쌈채소 등을 출하하면 되겠다고 생각해 군 지원을 받아 이중하우스 등 시설을 갖추고 700평에서 각종 농산물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해남YMCA 1층 로비에 임시직매장이 운영되면서 다양한 품종의 상추와 오이, 토마토, 애호박, 가지, 피망 등 15종류의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 출하하는 농산물이 신선채소가 대부분이라 매일 작업을 해야 한다. 임시직매장부터 신축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지금까지 병원에 가야했던 3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이면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

김 씨는 "신선채소는 직매장에 하루만 놓아둘 수 있어 대부분 저녁에 포장 작업을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진열한다"며 "매일 100개에서 많게는 150개까지 소포장을 하면서 작업시간이 오래 걸려 새벽까지 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침이면 매일 오전 9시 30분 전까지 농산물 진열을 위해 직매장에 온다. 소포장해 온 농산물을 진열하며 가격을 붙인다. 전날 팔리지 않는 농산물은 매대에서 빼내고 새로 포장해온 농산물을 다시 채워 넣는다. 팔리지 않는 농산물은 거래해왔던 식당 등과 상의해 싼 가격에 납품한다.

직매장에 출하하는 농산물의 가격은 소매단가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도매시장에 내는 것보다는 이득이다. 휴대폰을 통해서 출하한 농산물이 얼마나 판매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많이 팔렸으면 중간에 채워 넣는 등 개인 장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매일 김 씨의 농산물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7~8종류의 쌈채소를 하나에 담아 판매를 하는데 계속 찾는 고객이 있어 자신이 키운 농산물이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기분이 든다.

연중 상추를 출하할 수 있는 작부체계를 구축했지만 겨울철 추위가 걱정이다. 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싶지만 가격이 만만찮아 고민이다.

김 씨는 "몸이 고되고 하우스 일이 힘들어 상추재배를 안 하려 했으나 매일 판매되는 것을 보면 기쁘다"며 "채소 생산이 어려운 겨울철에도 원활하게 채소를 생산하려면 이중하우스 외에도 난방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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