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세계의 땅끝공원' 조성공사 현장.
▲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세계의 땅끝공원' 조성공사 현장.

65억 들여 내년 6월까지 '세계의 땅끝공원' 조성 
120~150평 규모 6개 대륙별 정원과  상징물 설치
관광객 유입보다는 둘러보는 수준 우려 높아 

 

해남군이 침체된 땅끝관광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겠다며 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 6대륙의 땅끝을 담은 '세계의 땅끝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세계 6대륙의 땅끝을 각각의 조형물 하나로만 표현할 계획이어서 관광객들로부터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의 끝이자 시작인 땅끝은 해남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개발보다 땅끝만의 상징성을 담아내고 접근성이 멀다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세계의 땅끝공원이 또다시 막대한 예산만 쏟아붓게 되지 않도록 보다 면밀한 사업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의 땅끝공원은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땅끝 해남의 특수성을 살린 차별화된 공원을 조성해 해남을 찾은 관광객에게 볼거리, 체험거리를 제공코자 추진되고 있다. 사업비는 토지매입에 16억원, 기반조성에 33억원, 조형물 제작에 9억원 등 65억원이 소요되며 땅끝모노레일 주차장 인근 1만3000㎡ 부지에 조성 중이다. 사업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현재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며 지난달 세계의 땅끝공원 조형물 제작을 위한 업체도 선정됐다.

주요 사업은 남아공(아프리카) 케이프타운 정원, 포르투갈(유럽) 카보다로카 정원, 아르헨티나(남아메리카) 우수아이아 정원, 멕시코(북아메리카) 로스카보스 정원, 호주(오세아니아) 땅끝 정원을 비롯해 한국(아시아) 해남 정원 등 6대륙의 땅끝정원이 조성된다.

대륙별 정원은 400~520㎡ 면적으로 남아공 정원에는 케이프타운 희망봉 등대, 포르투갈은 카보다로카 빨간 등대, 아르헨티나는 우수아이아 에클레어 등대, 멕시코는 엘 아르코 데 카보 산 루카스, 호주는 오페라하우스, 해남은 땅끝탑이 대륙별 상징 조형물로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진입공간에는 지구본 조형물과 세계지도 광장, 사계정원에는 테라스 플랜터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전망광장과 산책로, 휴게쉼터, 야간경관, 주차장 등도 조성된다.

군은 세계의 땅끝공원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조형물만으로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을 지 우려가 높다. 또한 대륙별 정원 면적도 120~150평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륙별 특성과 차별을 둔 조경 등 정원 조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되는 만큼 땅끝권으로 관광객의 방문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컬러 콘텐츠'가 돼야 하지만 현재 계획만으로는 땅끝을 찾은 관광객이 한 번 둘러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땅끝관광지 내에는 지난 2014년 13억원을 들여 희망을 테마로 희망분수, 소원성취 다리, 희망의 종 등을 설치한 땅끝희망공원도 조성됐지만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계의 땅끝공원 진입광장에서 맨 위 호주 땅끝정원까지는 8~9m 높이로, 경사도가 심하다 보니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도 예상된다. 군은 휠체어와 유모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데크길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경사도가 높아 데크도 지그재그 형태로 설치해야 하는 실정이다.

토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산벽(생태 자연석옹벽)은 암석 사이사이에 소나무, 회양목, 철쭉 등이 식재됐지만 장기적으로 소나무가 성장하며 암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군은 최근 소나무를 이설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땅끝만의 차별화 관광명소를 조성해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사업을 추진 중이다"며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을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육성코자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사업들을 연계해 땅끝 관광지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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