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진산리 요지 발굴조사서 결정적 단서
바다에서 나온 유물과 비슷한 도자기 발견
고려청자·도기 굽던 가마 3기도 새로 확인

 
 
▲ 지난 17일 열린 현장설명회 참석자들이 발굴된 도자기 파편 등을 보고 있다.
▲ 지난 17일 열린 현장설명회 참석자들이 발굴된 도자기 파편 등을 보고 있다.

산이면 진산리 청자요지에서 발굴된 청자가 군산, 완도, 태안 등의 앞바다에 묻혀있던 선박에서 발견된 청자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해남에서 생산된 청자가 해상교통로를 통해 활발히 유통됐다는 단서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발굴조사를 마무리한 화원면 청자요지에 이어 이번 진산리 발굴조사의 성과가 확인됨에 따라 강진군, 부안군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고려청자요지' 세계유산 등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 17일 사적 제310호인 산이면 진산리 청자요지에서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가졌다.

해남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민족문화유산연구원은 유적의 명확한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청자와 도기를 대량 생산한 가마 3기를 비롯해 폐기장 3기, 토취장(土取場) 등을 확인했다. 가마는 10m 내외의 소규모 토축요와 20m 내외의 중형 토축요가 발견됐다. 토축요는 진흙으로 만든 가마다. 도자기를 버리던 폐기장은 모두 1m 이상 두터운 퇴적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이곳에서는 청자와 흑자, 도기 등 다양한 종류의 도자기가 확인됐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강진 사당리 요지에서 나오는 특수한 유형의 양질청자와 고려 인종 무덤으로 알려진 장릉에서 출토된 청자받침대와 유사한 도기 등이 새롭게 확인됐다.

또한 최근 주목되고 있는 군산 십이동파도(11세기), 완도 어두리(12세기), 태안 마도 1호선(13세기) 등 해저 출수 유물과 동일한 청자와 흑자, 도기 등이 다량으로 출토됨으로써 해저 출수 유물의 생산지를 밝히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1983년 완도 어두리 앞바다에서 출토된 3만여 점의 청자류도 이곳 생산품으로 밝혀져 청자의 생산지와 유통과정을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했다.

조사단은 고려시대 난파선인 마도 1호선 목간에서 오늘날 해남을 뜻하는 '죽산현'이 확인돼 해남이 해저에서 나온 일부 유물의 생산지로 짐작되는 등 이번 조사로 해저 유물의 생산 장소를 파악할 단서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해남 진산리 청자요지는 산이면 초송리 남쪽에서 진산리까지 장장 6㎞에 걸친 해안선을 따라 120여 곳의 가마터가 밀집해 있어 우리나라 최대 청자 생산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바다와 인접해 활발한 해상교통로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2년과 2017~2018년에 이뤄진 발굴조사로 수많은 가마터와 유물이 출토되는 등 해남 진산리 청자요지를 비롯해 해남 화원면 청자요지(전라남도 기념물 제220호) 등의 가마터들은 문화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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