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지치지 않고 계속 살아가려면 어떤 에너지가 필요할까. 한 심리학자는 그 에너지가 작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요즘 말로 '소확행(小確幸)'이라고 하는데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뜻한다. 행복은 보통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로 두고 지금의 상황을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데, 그는 행복이 목표가 아닌 도구, 즉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구나 살다가 갑자기 다가오는 절망감에 맞닥뜨렸을 때 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복권 당첨자들이 나중에 경제적으로 파산에 이르는 경우를 본다. 이 같은 사람들도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은 작은 행복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모르니까 자꾸 남들의 행복을 따라 하려고 하고, 더 큰 돈을 써야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유대인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자식에게 '100불이 있으면 뭐 할거야?' 라는 질문을 하며, 가족이 함께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그 질문이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의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또 나이가 들면서 가치관이 반영되는 '좋은 경제교육'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상상하며 기록해 놓는 것만으로 나만의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된다.

오늘도 힘들었고 다음 주도 힘들 것 같으면, 사소하지만 내가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나의 에너지가 뭔지를 알게 된다. 누구에게는 일과 후 혼자 즐기는 맥주와 쥐포 안주가, 누구에게는 휴일 전날 떠나는 야간 낚시가 내일 그리고 다음 주 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나만의 위시리스트를 만들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 또 그것을 실현하면서 느끼는 작은 행복감이 나를 만들고 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는 걸 기억하면서.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